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욕의 유래와 어원( 개 짐승 직업)
    ※잡동사니 2008. 5. 28. 07:49

    욕의 유래와 어원( 개 짐승 직업)


    욕 속의 개(犬).

    개는 사람과 가장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 온 동물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속담이나 격언, 또는 상소리 속에서 이 동물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욕 속에서도 단연 개(犬)자가 들어가는 욕이 가장 많을 것이다. 그래서 개를 주제로 한 별도의 章(장)을 만들어 분석을 하려는 것이다.
    ‘개’자가 사용되어진 욕을 실례를 들어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개’라는 단어를 분석해 보는 것이 순서일것 같다.

    ① 개의 두 가지 뜻.

    욕에 나타나고 있는 개는 보통 두가지 뜻으로 쓰이고 있으며, 첫째로 동물로서의 개를 설명할까 한다.
    동물로서의 개라는 말은 개가 짖는 소리인 ‘강강’ ‘캉캉’ ‘깡깡’에서 파생되었다. 즉, ‘강강’ 짖는 동물이라 하여 ‘가희’ 또는 ‘가이’라고 불렸던 바, 옛날의 문헌 안에서 발견되는 개는 다음과 같이 서술되고 있다.

    * 계림유사 -> 狗曰家稀(구왈가희)
    * 월인석보 -> 狗(구) 가히라
    * 두시언해 -> 희 불근 곳과 힌가야지 가얍도다

    그러므로 개는 가희->가히->가이->개 라는 변천과정을 겪어 왔다고 보여지며, 강아지는 가히야지->가야지->강아지 로 변해 왔다고 보여진다. (개를 ‘강이’라고 부르는 사투리가 아직 남아있다.) 여기서 ‘아지’는 조그마한 것을 나타내는 우리말로서 가히+아지 라하면 개의 새끼를 말하는 것이된다. 그러므로 동물의 새끼를 나타내는 말의 어미는 모두 아지로 끝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외로 닭의 새끼는 아지가 아니라 ‘아리’로 끝나는데 이 또한 작은 것을 나타내는 말로 닭의 새끼가 내는 소리인 “비육비육”에서 병아리를 ‘비육’이라 했고, 비육+아리 라고 접미사가 붙어 병아리가 된 것이다.

    둘째로 개는 동물이 아니라 단어의 앞에 붙는 접두사로 ‘함부로 되어 변변치 못한’ 또는 ‘야생의’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즉, 접두사 ‘참-’과 반대의 뜻으로 쓰이고 있으며 예를 들자면 ‘개나리, 개미나리, 개살구, 개떡, 개꿈’ 등이 있다. 접두사 ‘참-’의 예로는 ‘참기름, 참외, 참말’ 등이 있다.

    다음 장 부터는 ‘개’자가 들어가는 욕의 실례를 들어가며 이야기를 풀어 나가겠는데, 이상에서 설명한 ‘개’의 두가지 뜻을 상기하며 읽어 본다면 이 욕들에 대해 색다른 느낌을 받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② 개새끼. 개같은 놈.

    “개새끼”라는 이 욕은 “좆”이나 “씹”이 들어간 욕과 더불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것 중 하나이다. 사용 빈도수가 많은 만큼 그 사용자층도 다양한데, 현재 우리나라의 남녀노소 구애됨이 없이 무차별적으로 사용되어지고 있다고 보아진다. 심지어는 영화나, 텔레비젼의 드라마 속에서도 이 욕이 여과없이 표현될 정도니 얼마만큼 이 욕이 대중화되어 있다는 것이 짐작되리라. 500년 후에 개봉될 타임캡슐 속에 20세기 한국의 대표적인 욕으로 이 욕이 들어 있는지 궁금하다.

    어떻튼 이 욕의 사전적 의미는 개와 같은 놈이라는 말로 상대방을 비하시키고 있다. 또는, 개의 자식이라는 뜻으로 상대방은 물론 그를 낳아준 부모까지도 욕되게 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개의 자식이니 그 부모도 개라는 말이 아닌가.

    그 외 다른 뜻으로도 해석을 할 수가 있겠는데, ‘개’를 동물이 아닌 접두사로 해석을 하더라도 그 뜻은 ‘새끼’라는 단어로 인해 역시 욕으로 받아들여 진다고 하겠다. 이렇게 되면 “개새끼”라는 욕은 ‘함부로 되어 변변치 못한 새끼’라는 뜻이 되며, 최소한 상대방의 부모까지 욕되게 하는 의도는 없어진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역시 욕은 욕이며, 중요한 것은 이런 욕을 습관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 또한, 비싼 밥 먹고 이런 욕 먹을 짓을 해서는 결코 이 욕이 도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③ 개잡년(개잡놈).

    이 욕은 ‘개년+잡년’이 합성되어 이루어진 말로 행실이 바르지 못하거나 난잡하고 더러운 여자나 남자를 가리켜서 하는 욕이다. 그러니까 상대방의 外觀(외관) 보다는 눈으로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는 행동이나 처신을 탓하는 욕이라 하겠다.
    ‘개년’이나 ‘잡년’이라고 독립적으로 쓰이더라도 심한 욕이 되는데 두 욕을 한꺼번에 묶었으니 두 말할 나위가 있을까?

    ④ 개좆 같은 놈(개보지 같은 년).

    “개좆 같은 놈”이라는 욕은 “3. 좆이 사용된 욕”에서 이미 서술하였기에 생략하기로 하고, 이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나 여성들에게 한해서 사용되는 “개보지 같은 년”이라는 욕에 대해서 말해볼까 한다.

    이 욕에서 말하는 ‘개보지’는 물론 암캐의 생식기를 말하는 것이다. 잘 아다시피 개들은 (특히 동네를 배회하는 잡종견) 누가 보던말던 아무곳에서나 기회가 있으면 교미를 한다. 개들에게 있어서 암캐는 본능적인 성욕구의 대상으로 보여진다. 그러므로 암캐의 교미 대상은 어떤 종류의 개라도 상관하지 않고 단지 숫놈만을 가린다. 물론 일부 족보있는 개들은 같은 종류끼리 짝짓기를 하지만 그것은 다분히 사람들에 의해서 선택이 되는것일 뿐 개들의 의지와는 별개의 것이다. 족보있는 개라고 하더라도 발정시 잡종견과 섞여있다면 잡종견과 교미를 하게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이유로 “개보지 같은 년”이란 욕은 성적으로 문란하거나 추잡스러운 여자라는 얘기가 된다.

    참고로 성숙된 암캐의 발정은 일년에 두번 일어나며 발정기간은 약 20일 정도 지속된다. 발정 여부는 외음부의 부종과 혈액성 분비물을 보고 알 수 있는데 발정 개시 후 13일쯤 경과되면 외음부의 부종이 줄어들고 분비액의 색깔이 핑크색으로 옅어지게 된다. 이 때가 교미를 통한 임신의 최적기 이다. 이 기간 동안에 주위의 숫컷들이 모여들게 되며 사람의 저지가 없으면 몇회라도 교미를 한다. 개의 임신기간은 61~63일 정도이며 3일 정도 늦거나 빠를 수도 있다.

    ‘개보지’를 개(犬)가 아닌 접두사로 쓰더라도 그 뜻에 큰 변화는 없다고 보아진다. 역시 ‘흔하다’ 또는 ‘함부로’라는 뜻이 포함되어 자연적으로 개(犬)를 연상시키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개보지’의 ‘개’가 개(犬)가 아니더라도 ‘흔한 보지’ 또는 ‘함부로해도 되는 보지’라는 뜻이 되므로 발정난 암캐의 보지와 별반 다를것이 없겠다.

    ⑤ 개 망나니.

    “개 백정”이라고 쓰기도하는 이 욕은 품위없거나 교양없는 막되먹은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
    조선시대 최하위 계층으로서 갖은 설움과 멸시를 당하며 살았던 백정이나 망나니보다 더 천하게 보고있는 이 욕 속의 ‘망나니’는 물론 개 잡는 것을 업으로 삼고있는 사람이다. 개를 食用(식용)으로 쓰고있는 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직업이라 하겠다.

    ⑥ 개 뼉다구 같은 놈.

    이 욕도 역시 ‘개’가 들어간 모든 욕과 마찬가지로 함부로 되먹은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 “개같은 놈”이라는 욕에서 ‘뼉다구’라는 말만 추가 된 이 욕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또한 굶주린 개의 앙상한 몰골을 암시적으로 나타내고 있기도 한데, 이는 쓰레기통을 뒤지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다니는 동네 잡종견의 보기 흉한 모습을 사람에 빗대어 나타낸 욕이기도 하다. 음식이던 지식이던 영양가 있는 것을 섭취한게 아니라 먹어서 똥만 만드는 것을 섭취해 외양이나 정신이 疲弊(피폐)해 있는 상태의 사람을 일컫는 이 욕에서 우리는 절대 이런 사람만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한 번 해본다.
    못되더라도 개의 뒷다리 정도는 되어야하지 않을까?

    ⑦ 개만도 못한 새끼.

    이것은 분명히 사람에게 하는 욕이다. 사람에게 “개새끼”라거나 “개같은 새끼”라 해도 치욕적으로 들리는데 이 욕은 한술 더 떠서 개만도 못하다고 하니 욕의 급수로 따져 본다면 “개새끼”보다 한 단계 위일것 같다.

    우리 민족의 정서에서 개는 몹시 천하다는 이미지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물론 주인을 알아보고 그 주인에게 충성 한다는 좋은 의미로서 개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개같다’라고 한다면 안좋은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

    이것은 확실히 동양과 서양의 차이라고도 말 할 수 있겠다.
    한 가지 예로 얼마전 개봉된 서양의 영화 가운데 “개같은 내 인생”이라는 것이 있었다. 이 영화에서 말하고 있는 개는 우리가 상상했던 개와는 아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양에서 개는 애완 동물로서 사람과 늘 가까이하며 귀여워해 주고 사랑해 주는 대상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아마 그런 이유 때문에 개를 식용으로 쓰는 우리나라를 야만국이라고 공격하고 있는것 같다.

    그런데 한 가지 이 사실만은 짚고 넘어가자.
    개고기를 잘 먹는 우리나라 사람도 서양에서 애완용으로 키우는 그런 개들은 공짜로 줘도 안먹는다는 것이다. 왜? 맛이 없으니까!
    어떻튼 서양, 특히 프랑스 쪽에서 우리나라를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로 공격하고 있는것은 개고기를 먹는 사람 안 먹는 사람의 문제를 떠나서 문화의 침략이라고 규정 지을 수 밖에 없다. 개고기를 먹고 안먹고의 문제는 우리 민족 스스로의 문제지 그네들이 관여할 문제는 아닌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더 말 하다가는 욕 나올것 같아 이만 접도록 하겠다.

    ⑧ 개나발. 개소리.(개소리엔 똥이 약이다.)

    아무렴 그렇지. 멍멍 짖어대는 개소리에는 역시 똥이 특효약이다. 똥 먹느라 조용하니 특효약이 아니고 뭣이겠는가. 물론 ‘똥’이 의미하는 것은 꼭 배설물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똥’은 상징적인 의미로 쓰여지고 있으며 “개소리”나 “개나발”은 동물인 ‘개’가 연상되어 개가 짖는 소리나 개가 부는 나팔이라고 생각되기 쉬우나 사실은 동물의 ‘개’가 아니라 접두사로서 쓰이고 있다. 따라서 “개나발”은 함부로 불어대는 나팔소리를 “개소리”는 함부로 지껄이는 소리를 가리키고 있으며 조금도 사리에 맞지 않는 허튼 소리나 엉터리같은 이야기를 빗대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⑨ 개차반.

    이 욕은 행동을 함부로 하거나 성격이 더러운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서 상대방을 ‘똥’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차반’은 채반에서 비롯된 말로 새색시가 覲親(근친. 친정 어머니를 뵈옴.)할 때나 근친 후 시집에 와서 정성껏 맛있게 잘 차려놓은 음식이나 음식상을 말하는 것인데 개에게 있어서 이렇듯 맛있는 음식은 똥이라 하여 이런 말이 생겨난듯 하다. 그래서 행동이나 매너가 더러운 사람을 가리켜 “개차반”이라고 일컫는 바, 개가 똥을 먹는 더러운 상황을 연상되게 하는 점잖은것 같지만 더러운 뜻을 내포하고 있는 욕이라 하겠다.

    ⑩ 개수작.

    ‘酬酌(수작)’이란 술잔을 주고 받거나 말을 주고 받는 것을 가리키므로 “개수작”이라 하면 함부로 주고 받는 말을 일컫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쓰이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행동이나 말을 하는 사람에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엉뚱한 행동에 대해서 “개수작 떨고있다”고 많이 쓰인다.
    이 욕에서 ‘개’는 접두사로 쓰이고 있다고 하겠다.

    ⑪ 개불쌍놈.

    성미가 아주 고약하거나 더러운 사람을 가리키는 이 욕은 “출생및 사망에 관한 욕”에서 비교적 자세히 다루어진 “쌍놈”이라는 욕과 “개불”이라는 단어가 합성이 되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개불쌍놈”에서 ‘개불’은 무얼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개의 불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욕은 “개 불알같은 쌍놈”이라는 말이 줄어진 것이라 하겠다.
    어찌보면 “개 좆같은놈”과 비슷한 뜻을 담고 있다고 볼수 있다.

    ⑫ 개가 쓰여진 속담.

    이 장에서 다루어지게 될 개는 모두 동물로서의 개가 될 것이다. 비록 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 민족이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개가 쓰여진 욕을 이해하는데 다소나마 참고가 될까하여 첨부하는 바이다.
    지난 장에서 말했듯이 개는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천하게 받아 들여지고 있는데 이는 개가 사용되어진 속담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그럼 이제부터 개가 쓰여진 속담과 그 뜻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 개눈엔 똥만 뵌다.-> 누구든 제가 좋아하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먼저 눈에 띈다.
    *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 미친개처럼 막돼먹은 놈은 때려서라도 버릇을 고쳐야 한다.
    *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또는 체면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 쓸때는 정승처럼 귀하게 쓴다.
    * 개팔자가 상팔자.-> 주인에게 먹을것과 입을것을 모두 제공받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걱정이 끊이지 않는 사람 팔자보다 좋다는 뜻.
    * 오뉴월 개팔자.-> 날이 더워 아무 곳에서나 걱정없이 늘어지게 잠을 자는 개의 팔자가 좋다는 뜻. 그렇더라도 삼복에는 신경 좀 쓰일껄?
    * 오뉴월 개패듯 한다.-> 개고기를 먹기 위해서 개잡는 모양을 빗대어 하는 말. 우스개 소리로 犬打式毆打(견타식구타)라 한다.

    * 개 보름 쇠듯 한다.-> 잘 먹고 지낼 때 도리어 잘 먹지 못하고 지냄. 정월 대보름에 개에게 먹이를 주면 여름에 파리가 꾀며 개가 여위므로 이 날은 개를 굶겼다는 기록이 “京都志(경도지)”나 “東國歲時記(동국세시기)”에 전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에서 알려진 실제 이유는 다분히 呪術的(주술적)인데 있다. 달은 음에 해당되고 정월 대보름에 여자들은 달을 쳐다보며 음의 기운을 쏘이는데 이 날 개에게 먹이를 주면 달과 相剋(상극) 관계에 있는 개가 힘이 솟아서 달을 먹어 버린다는 이유로 하루종일 개에게 먹이를 주지 않았던 풍속이 있었다. 이 날 만큼은 개팔자가 상팔자는 아니었으리라.

    * 제버릇 개주랴.->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과 같은 의미. 나쁜 버릇은 고치기가 힘들다.
    * 개구멍에 망건치기.-> 빼앗길까 봐 겁을 먹고 막고 있다가 막고 있던 그 물건까지 잃음.
    * 개구멍으로 統凉(통량) 갓을 굴려 낼 놈.-> 교묘하게 사기 수단을 부리는 사람. 토량갓(경남 통영(충무시)에서 만드는 질 좋은 갓.)
    * 개털에 벼룩 끼듯.-> 좁은 바닥에 많은 것이 득시글득시글 몰려있는 모양.
    * 虎父無犬子(호부무견자)-> 범같은 아버지에 개같은 자식은 없다. 콩 심은데 콩 난다고 할까? 種豆得豆 種瓜得瓜(종두득두 종과득과)

    * 개가 웃을 일이다.-> 도무지 사리에 맞지 않아 당찮은 일이라 개가 웃을 지경이다.
    * 개가 짖는다고 다 도둑이 아니다.-> 남들이 떠든다고 다 옳은 일은 아니다.
    * 개도 먹을 때는 건들지 않는다.-> 물리니까. 큰 잘못을 저질렀어도 먹을 때는 때리지 않는다.
    *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보잘것 없고 흔한것도 쓰려고 찾으니 없다.
    * 사흘 굶은 개 몽둥이가 안뵌다.-> 악에 받치면 체면도 두려움도 없다. 굶주림 앞에는 양반도 없다나?
    * 개밥에 도토리다.-> 무리에 끼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신세다.
    * 개새끼도 제 주인은 물지 않는다.-> 배은망덕한 사람을 나무랄 때 쓰는 말.
    * 개새끼 친해봐야 똥칠만 한다.-> 행실이 나쁜 사람과 사귀면 언젠가는 봉변을 당하게 된다.
    * 개새끼도 주인을 보면 꼬리 친다.->사람이 개만 못하여 주인을 몰라 보느냐고 나무라는 말.
    * 개가 똥을 마다하랴.-> 돼먹지 못한 놈이 챙길 것은 다 챙긴다.
    * 개하고 똥을 다투지.-> 막돼먹은 사람과는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는다.

    ⑬ 그 외 개가 들어간 단어.

    * 개밥바라기-> 금성(金星) 또는 장경성(長庚星), 태백성(太白星)이라 불리우는 서쪽 하늘의 큰 별. 저녁에 보이는 금성을 ‘개밥바라기’라 부르는데 배가 고파진 개가 이 별이 뜰 때쯤 밥을 먹게 되므로 이렇게 불리우게 되었다. 새벽의 동쪽 하늘에 보이는 금성은 샛별 또는 명성(明星), 啓明星(계명성)이라 불리운다.

    * 개죽음-> 무익한 죽음. 값 싼 죽음.
    * 개코-> 냄새를 잘 맡는 코. 은어로서 형사를 가리키기도 한다.
    * 개털-> 돈 없는 사람을 일컫는 죄수들의 은어. 반대말은 범털이라 한다. 역시 개와 범은 상반되는 가치기준을 가지고 있다.
    * 개피-> 어떤 일에 함부로 뛰어들었다가 손해를 봄.
    * 개꿈-> 대중없이 함부로 꾸어진 꿈. 꿈에 개가 보였다고 해서 개꿈은 아니다.
    * 개다리질-> 방정맞고 얄밉게 구는 행동.
    * 개뿔-> 있으나 마나 한 것. 아무 것도 아니다. 사족(蛇足).
    * 개기름-> 얼굴에 번질번질하게 끼는 기름.
    * 개망신-> 아주 큰 망신.
    * 개폼-> 실속도 없으면서 잘난 체 하는 것을 비웃는 말.
    * 개꼴-> 체면이 아주 엉망으로 된 꼬락서니.
    * 개꿀-> 벌집에 들어 있는 채로의 꿀.
    * 개꽃-> 먹지 못하는 철쭉꽃을 참꽃에 대하여 일컫는 말. 또는 산에서 야생하는 7-8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흰 꽃이 피는 엉거시과의 1년초.
    * 개잠-> 개처럼 머리와 팔다리를 오그리고 자는 잠. 또는 아침에 깨었다가 도로 드는 잠. 改잠.

    * 개판-> 무질서하고 난잡한 상태.
    * 개떡-> 매우 보잘것 없음. 농촌 생활이 궁핍한 때 주로 해먹던 떡으로 처음에는 겨로 만들었다 해서 ‘겨떡’이라 불리웠다. 맛이 거칠고 형편 없었으므로 이 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개떡에 비유해서 ‘개떡같다’라는 말이 생긴것으로 보아진다.
    * 개똥참외-> 길 가나 들에 저절로 자라서 열린 참외. 보통 참외보다 작고 맛이 없음.
    * 개똥갈이-> 개똥 거름을 주어 밭을 갊.
    * 개개다-> 성가시게 달라붙어 손해되다. ‘개긴다’라고 쓰는것은 잘못된 것이다.

    동물이 쓰이는 욕.

    우리 민족이 사용해 왔고, 또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욕 가운데는 동물에 빗대어 하는 욕이 의외로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이것은 우리 민족이 다른 민족에 비해 상상력이 풍부하고 이 풍부한 상상력을 생활에 접목시키는 표현력 또한 풍부하다는 이유로 바꿔 말 할 수 있겠다. 비록 그것이 욕이라는 점을 감안 한다면 그렇게 자랑스럽지는 않겠지만, 욕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이런 점들을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서 오히려 다른 민족에 비해 언어 표현력의 우수성은 인정해야 할것이다.

    이것은 아무래도 우리 민족성의 일부이며,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글은 이런 의미에서 우리 민족성을 아주 적절하게 수용하고 있는 잘 만들어진 그릇과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좋은 예로 황진이의 시조 한 수를 들어보자.
    冬至ㅅ 기나긴 바믈 한 허리를 버혀 내어
    春風 니블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한글로 써서 우리의 감정이 잘 표현된 이 시조를 英譯(영역) 한다면 과연 감정의 移入(이입)이 제대로 될 것인가? 특히 ‘서리서리 넣었다가 구뷔구뷔 펴리라’는 대목은 세계 어느나라의 언어를 사용 하더라도 100% 감정이입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예는 얼마든지 있으며, 이는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제부터 이렇게 우수한 한글로 표현된 우리 민족의 격한 감정을 나타내는 동물이 쓰인 욕에 관해서 알아 보도록 하자.

    ① 금수만도 못한 놈.

    禽獸(금수)라 하면 날짐승과 길짐승을 통괄하여 부르는 말이다. 즉, 영장류인 사람을 제외한 모든 짐승을 통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 말은 사람을 가리키기도 하는데, 인륜이나 도덕을 짓밟는 행동을 일삼는 자에게 욕으로서 “금수 같은 놈”이라고 쓰이고 있다.
    “금수 같은 놈”이라는 말도 이런 뜻을 내포하고 있는데, “금수만도 못한 놈”은 과연 어떤 ‘놈’일까?
    아마도 돈 때문에 제 아버지를 죽이는 그런 사람이 이 부류에 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② 여우 같은 년(늑대 같은 놈).

    이 욕은 주로 여자를 향해 하는 욕이며 상대적으로 남자에게는 “늑대 같은 놈”이라는 욕이 쓰이고 있다. 이 욕에는 각각 동물의 특징을 사람의 성격이나 외양에 비유하는 뜻이 담겨져 있다.
    여우라 하면 우리 민족에게는 교활함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사람을 홀리거나 괴롭히는 요물 가운데서도 꼬리가 아홉 달린 九尾狐(구미호)를 으뜸으로 치고 있으며, 이는 옛날 이야기나 귀신 이이야기 속에 여우가 등장하는 횟수를 보면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으리라.

    서양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foxy" 라 하면 교활한 사람을 나타내고 있다. 그렇지만 서양의 여우가 함축하고 있는 뜻은 다분히 섹스어필 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와 차이라면 차이라 하겠다. 惱殺的(뇌쇄적)인 미모의 여인을 여우에 비유한다 해서 우리가 쓰고 있는 욕으로서의 의미가 전달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늑대 또는 이리에 비유되는 남자에게 쓰여지는 욕은 정신 분석학적으로 설명하고 싶다.
    프로이드의 정신 분석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심리적 기능의 종합체인 의식(Mind)은 원시적이고 본능적인 동물에 가까운 이드(Id)와 의식과 이성적 행동을 통제하는 자아(Ego), 그리고 이드를 통제하는 무의식적 기제인 초자아(Super ego)로 나뉘어져 있다고 한다. 평상시 우리는 자아의 통제를 받으며 살고 있지만 때때로 머리를 치켜드는 이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보통 이러한 이드는 초자아에 의해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이 실패로 끝나기는 하지만, 간혹 초자아가 관여할 틈도 없이 본능적으로 움직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본능은 동물에 가깝다기 보다 동물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아름다운 여인을 보면 性交(성교)하고 싶어지는 욕망, 화가 났을 때 상대방을 공격하고 싶어지는 충동 등등 사람 안에 있는 모든 동물적인 것은 바로 이 이드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것은 이 이드를 통제하고 있는 초자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초자아는 알코올이나 마약, 또는 향 정신성 약품에 의해서 기능의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 다시말해 동물에 가깝게 된다는 것이다. 평소 초자아에 의해 억압되어 있던 이드는 이 때 행동으로 표출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래서 술 먹으면 개 된다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그렇지만 평소에도 이런 면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늑대 같은 놈”은 이런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영국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늑대인간은 상징적인 의미로서 설득력이 있다고 하겠다. 물론 영화에서는 외모가 늑대로 변하지만 초자아를 상실한 인간의 모습에서 그 외모가 상상되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③ 오사리 잡놈.

    이 욕은 온갖 못된 짓을 거침없이 해대는 불량배를 일컫는 것으로 오사리에 잡아 올려진 잡것을 말하는 것이다.
    ‘오사리’란 ‘올사리’가 변한 말로 이른 철 사리에 잡은 새우나 해산물 이라는 말이다. ‘올’은 ‘올벼(일찍 자란 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르다는 뜻이고, ‘사리’는 매달 보름과 그믐에 潮水(조수)가 밀려오는 시각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올’이 쓰이는 말로는 ‘올밤’ ‘올고구마’ ‘올감자’ ‘올서리’ 등이 있다.

    ④ 멍텅구리.

    “멍텅구리”는 원래 바닷물고기의 이름이다. 헌데 이 고기는 못생긴 데다가 굼뜨고 동작이 느려 아무리 위급한 상황이라도 벗어나려는 노력조차 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고기같이 행동이 느리고 융통성이 없는 답답한 사람을 일컬어 이렇게 부른다. 판단력이 약한 데다가 행동마저 느리다면 정말 답답하긴 할 것이다. 그렇지만 천성이 그렇다면 “멍텅구리”라고 매도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일이다. 그런 욕을 먹는 본인은 또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참고로 멍텅구리 낚시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멍텅구리를 잡는것이 아니라 낚시의 한 방법으로 떡밥 뭉치에 여러개의 낚시바늘을 달아서 하는 낚시질이다.

    ⑤ 미련 곰탱이.

    이 욕도 위에서 말한 “멍텅구리”와 비슷한 뜻을 담고 있는데 아무래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것 같다.
    생태계에서 곰은 그렇게 미련하지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욕이 생긴 것은 뭔가 와전된 내용이 있지않나 싶다. 곰의 느릿한 행동에서 이런 말이 생겨 났을까? 그렇지만 곰이 물고기를 사냥하는 모습에서는 전혀 그런 면이 보이지를 않는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개국 신화인 단군신화와 관계가 있지않나 생각되는데, 동물로서의 곰과 호랑이 운운하는 이 신화의 내용은 여러분도 잘 아다시피 일제에 의해서 개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을 곰으로 둔갑을 시켜버린 일제는 당연히 곰의 미련스러움을 두각시켜야 했을 것이다. 그래야 우리 민족에게 철저히 자괴감을 안겨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는 하루 빨리 곰 하면 떠오르는 마늘먹으며 100일을 버틴 신화 속 동물로서의 곰을 잊어야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복구하는 길이니까. 신화 속 熊女(웅녀)는 곰이 아니라 으로서 땅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욕 만큼은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감히 주장한다.

    ⑥ 쥐 좆도 모르는 년(쥐 뿔도 모르는 놈).

    이 욕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설쳐대는 사람에게 쓰는 욕으로 이에 얽힌 옛날 이야기가 있어 한 토막 소개할까 한다.
    옛날 한 소년이 있었는데 이 소년에게는 못된 버릇이 하나 있었다. 손톱이나 발톱을 깍으면 마당에 함부로 버리곤 하는 버릇인데, 부모님에게 주의를 받고도 이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물론 이 소년이 장성하여 장가를 들었어도 그 버릇은 여전했다. 아마 우리 속담에 세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지? 아뭏튼 장가를 가서 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그는 난감한 일을 당하게 되었다.

    자기와 똑같이 생긴 사람에 의해서 그는 집을 �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원래 가짜는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보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인가 보다. 그는 할 수 없이 걸식을 하며 이 곳 저 곳을 떠돌아 다니며 생활을 했다. 집 생각이 간절 했지만 다시 찾아오면 죽인다는 가짜의 엄포에 집으로 갈 엄두는 내지도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남루한 차림을 한 스님을 한 분 만나게 되었는데 자신의 신세 타령을 늘어놓게 되었다.

    이 말을 들은 스님이 사내를 딱하게 여겨 방도를 한 가지 일러주었는데 스님이 주는 고양이 한 마리를 들고 집으로 가서 그 가짜 앞에 내려 놓으라는 것이었다. 사내는 半信半疑(반신반의)하며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니 스님이 시키는대로 해보고 죽더라도 죽자고 결심을 하고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스님이 시키는대로 가짜 앞에다 다짜고짜 고양이를 내려 놓았다. 순간 고양이는 쏜살같이 그 가짜에게 달려들어 온 몸을 마구 물어뜯는 것이었다. 잠시 후 발악을 하던 가짜는 연기를 뿜으며 고양이 만한 쥐로 변해 버렸다. 고양이가 늠름하게 쥐의 목을 물고 대문 밖으로 나가는데 대문 밖에는 뜻하지 않게 고양이를 준 스님이 서있었다.

    스님은 어리둥절하는 사내에게 이 사건의 전모를 밝혀 주었다. 이 쥐는 사내가 어려서 부터 함부로 깍아버린 손톱과 발톱을 주워 먹으며 몇십년을 살았는데, 이 사내의 精氣(정기)를 받아 이런 둔갑을 할 수 있었단다. 그러니 앞으로는 손톱이나 발톱을 깍아 함부로 버리지 말라는 말과 함께 옛날 이야기답게 “뿅”하고 사라졌다. 물론 사내는 그 후부터 그렇게 고치기 힘든 버릇을 고친 것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이 사내, 곰곰히 생각할수록 마누라가 괘씸했다. 자신이 떠도는 동안 쥐와 동침을 했다는 얘긴데, 몰라도 그렇게 모를 수가 있냐는 듯이 사내는 입버릇처럼 말을 했단다. “쥐 좆도 모르는 여편네 같으니라구. . . ”

    ⑦ 돼지 불까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얼토당토 않은 얘기를 지껄이는 사람에게 퉁명스레 내 뱉는 이 욕은 돼지가 불알을 까며 내 지르는 비명 소리를 연상되게 해 조금은 희극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듯 보여진다.
    ‘불’은 물론 ‘불알’의 줄임말이다.
    돼지가 질러대는 이 소리는 들어본 사람만이 그 느낌을 전달 받을 수 있을 것이다.

    ⑧ 놓아기른 망아지 새끼.

    이 욕은 천방지축 날뛰는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 망아지라 하면 고집이 세기로 유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망아지를 자유롭게 놓아 길렀다는 말인데 제 멋대로 날뛰는 모양이 연상되는 욕이다.
    이런 망아지를 길들이자면 어떤 사람인지 고생께나 하겠다.

    ⑨ 똬리 튼 뱀 같은 년.

    표독스러운 모습으로 잔뜩 독기를 품고있는 여자를 일컫는 이 욕에는 살의마저 감도는 모습이 보여진다.
    女子含怨(여자함원)이면 五月飛霜(오월비상)이라는 옛말이 연상되는 욕이다. 여자에게 한을 품게 해서 오월에 서리가 내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⑩ 양의 탈을 쓴 놈.

    이 욕은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말이 줄어든 것이다. 위선자라는 얘긴데, 욕이라기 보다는 속담에서 파생된 이 말은 다시말해 “늑대 같은 놈”이라는 욕과 중복되므로 이만 접도록 하겠다.

    ⑪ 벽창호(벽창우).

    고집이 세고 무뚝뚝한 사람, 또는 앞 뒤가 꽉 막힌 사람을 일컫는 말인 “벽창호”의 원래 말은 “벽창우”이다. 평안북도 碧潼(벽동)과 昌城(창성)지방의 소가 유난히 크고 힘이 셌다고 하는데서 유래된 이 말은 각 지방의 앞글자를 따서 “벽창우”라고 하였는 바, ‘벽창우-> 벽창오-> 벽창호’로 변천 과정을 거친듯 하다.

    그런데 이렇게 힘이 좋고 튼튼한 소를 왜 앞뒤가 막힌 사람에 비유를 해서 불렀을까. 그 이유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다.

    힘이 셌던 만큼 소를 이용해 농사를 짓던 시절에는 당연히 인기도 있고, 값이 비쌌던것 만은 당연 했으리라. 그래서 소시장이 열리면 팔도 각지에서 이 소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 들었을 것은 보지 않더라도 짐작이 가는 일이다. 이 때 팔려가는 “벽창우”에게 황당했던 것은 평소 자기를 다루던 소리가 바꿨다는 점이었을 것이다. 즉 평안도 사투리에 익숙해 있던 소에게 다른 지방 사투리로 가라거나 서라고 명령을 하니 무슨 소린지 금방 적응이 되지 않았을 것이고, 당연히 이 소를 사가는 사람은 말 안듣고 고집불통인 소에게 짜증을 냈을 것이다.

    “아, 이놈의 벽창우가 왜 이리 고집을 부려?”
    그 후에는 물론 길을 잘들여 유용하게 썼겠지만 운반 과정에서 고생한 것을 생각해서 고집불통이거나 앞뒤가 막힌 사람에게 “벽창우 같다”라는 비유를 하게된 것으로 보아진다.

    ⑫ 꺼벙이(꺼병이).

    한 때 만화의 주인공으로 맹위(?)를 떨친 바 있는 이 “꺼벙이”라는 말 또한 “벽창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원래 말에서 변형이 된것이다. 즉, 암수 구분이 안되는 거칠고 못생긴 꿩의 어린 새끼에서 파생된 이 말은 ‘꿩비육아리-> 꿩병아리-> 꿩병이-> 꺼병이-> 꺼벙이’라는 변천 과정을 겪어 왔다.
    현재 쓰이는 뜻은 외모가 어딘가 부족한듯 하고 거칠게 생긴 사람, 즉 촌스럽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하겠다.

    ⑬ 새 대가리(닭 대가리).

    머리가 안좋거나 외모 상으로 몸집에 비해 머리 부분이 작은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놀리는 이 말은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욕이라 생각되지 않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분명한 욕으로 받아들여 진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머리가 안좋은 사람은 “새 대가리”라 불리고, 신체적인 특징을 나타낼 때는 ‘닭 대가리’라 부르는데, 이러한 욕 속에는 鳥類(조류)의 I.Q가 5라는 점을 수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욕은 상대방을 I.Q가 5밖에 안되는 저능아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글쎄, 진짜 저능아라면 아마 이런 소리를 듣고도 히쭉거리며 웃을 것이다.

    ⑭ 벼룩의 간을 내어 먹을 놈(벼룩도 낯짝이 있다).

    염치고 체면이고 가리지 않는 사람을 이렇게 부르는데, 아마 우리 주위에도 이런 종류의 사람이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무원의 신분으로 국민의 血稅(혈세)를 포탈한 사람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이 바로 ‘벼룩의 간 요리’였을 것이다.
    또한, ‘벼룩의 낯짝’보다 작아진 낯짝을 애써 감추며 보도진의 플래쉬 세례를 피해 검찰로 향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수없이 많이 보아왔다. 그저 재수가 없어서 잡혀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야말로 도덕불감증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痛感(통감)한다.

     직업에 관한 욕.

    직업에 관한 욕을 조사하다 보니 의외로 직업적인 특징을 담고있는 욕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아니, 욕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隱語(은어)에 가깝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조사된 은어들을 이 글 속에 포함시킬 것인가를 두고 나름대로 고민에 빠지기도 했었는데, 이 글의 성격이 현재까지 사용되어지는 욕만을 골라 쓰여져 왔다는 점을 고려하여 일단 이 글에서는 빼놓기로 하였다.

    간단한 예로 술집에서 웨이터 생활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쓰여지는 은어를 들 수 있겠는데, 홀에서 써빙을 하는 사람을 “마당쇠”로, 문 앞에서 호객을 하거나 문을 열어주는 사람을 “문쇠”로, 화장실 앞에서 취한 사람의 시중을 들어주는 사람을 “변쇠”로 부르는 따위의 것들이다.
    이런 은어에 대한 것은 따로 자료를 정리하여 차후에 쓰여질 예정이며, 본 항목에서는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직업에 관한 욕이 다루어질 것이다. 이 또한 우리 민족의 의식구조를 분석해 본다는 점에 있어서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다고 본다.

    ① 양갈보(화냥년).

    “양갈보”는 ‘갈보’라는 직업에 서양을 뜻하는 洋(양)자가 붙어 만들어진 합성어이다. ‘갈보’란 몸을 팔며 천하게 노는 계집을 일컫는 말로 예로부터 멸시의 대상이 되어왔는데, 6.25 이후 몰려든 미군에게 몸을 팔며 살아가는 기지촌의 여자들이 생겨나면서 이 “양갈보”라는 단어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 말이 생겨났을 즈음에는 서양인과 같이 가는 여자만 봐도 “양갈보”니 “양공주”하면서 멸시의 눈길을 던지곤 했다. 어찌보면 외국인과 사귀는것 자체가 욕이 되어버리는 시대이기도 했다.

    이와 비슷한 욕으로 “화냥년”이란 것이 있는데, 이는 남편이 아닌 샛서방을 만들어 놓고서 정을 통하는 음란한 여자를 가리키는 욕이다.
    전자가 프로라면 후자는 아마추어인 셈인데, 도덕적인 척도로서 양자를 가늠 한다면 글쎄. . . .

    ② 뱃놈 좆은 개좆이다.

    이 욕은 원양선을 타는 외항선원을 비하시키고 있다. 몇 달씩 성적 욕구불만을 품은 채 바다 위를 떠돌았던 선원들이 어떤 항구이건 육지에 닿게되면 이 불만을 해소 시키는데, 이 항구 저 항구를 떠돌며 性交(성교)하는 것이 동네 어떤 개와도 교미를 하는 개의 좆에 비유가 되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성적 욕구불만을 해소 시킨다는 점에 있어서 지극히 인간적이지 겠지만 그것도 정도의 문제인듯 싶다. 이런 이유를 앞세워 문란한 성관계가 지속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맞을 수도 있다는것을 간과해서는 않되겠다. 실제로 외항선원들의 AIDS 감염율이 높다는 것이 지상을 통해 보도된 일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도 말이다.

    ③ 법 팔아먹는 놈.

    비교적 엘리트 집단에 속하는 법조계의 사람을 비하시키고 있는 이 욕은 법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어찌보면 警鍾(경종)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말 할 수 있겠다.
    판.검사를 비롯해 변호사나 법무사, 또는 사건 브로커에 이르기까지 법을 다루며 사는 사람들이 법을 물건으로 여기고 있다는 가정 아래서 생겨난 이 욕은 아무래도 법을 모르고 살아가는 일반인들이 법을 몰라서 받는 불이익에 대해 항변하듯이 내뱉고 있다고 하겠다. 법조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최소한 청렴 결백은 차치하더라도 이런 욕을 듣지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것이라 생각된다. 법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법률 없으면 범죄 없고 범죄 없으면 형벌 없다.”

    ④ 도둑놈.

    점잖은 말로 “梁上君子(양상군자)”라고도 쓰는 “도둑놈”이 과연 직업의 범주에 속할까? 이런 소리를 듣는 도둑이 있다면 섭섭해 할것 같아 편의상 직업의 범주에 넣기로 했다. 하기야 도둑질도 엄연히 따져 본다면 노동의 댓가(?)를 추구하는 일이니 직업이라면 직업일 수 있겠다. 직업 가운데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직업?
    그렇다면 직업을 가리키는 말 자체로서 욕이 되어버리는 것은 이 “도둑놈”이라는것 밖에는 없을듯 하다.

    ⑤ 빌어먹을 놈(비럭질 할 놈).

    변형된 말로 “베라먹을 놈”이라고 쓰이기도 하는 이 욕은 말 그대로 거렁뱅이가 되라는 저주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하겠다.
    빌어먹는다는 일 자체가 상대방의 동정심을 자극해 구걸을 한다는 점에 있어서 요즘같이 인심이 각박한 세상에서는 아마 이 짓도 해먹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인지 옛날에 비해서 이 빌어먹는 거지들이 많이 없어지긴 했다. 사지가 멀쩡하면서 빌어먹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도둑놈”보다도 더 나쁘다는 생각이 든다.

    ⑥ 먹통.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을 가리키는 이 욕은 목수들이 가지고 다는 연장 가운데 하나이다. 손바닥 만한 타원형으로 생긴 통 안에 먹물을 넣을 수가 있는데 이 먹통 안에서부터 먹물 먹인 줄이 나와 팽팽해진 줄을 튕김으로서 직선을 글 수 있게 되어있다. 이 먹통을 이용해서 곡선은 그릴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 융통성 없이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을 이렇게 부르기 시작한것 같다. 실제로 먹통 안도 앞뒤가 꽉꽉 막혀있다는 점도 고려해서 말이다.
    “멍텅구리”라는 욕과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다.

    ⑦ 평생 그짓거리나 해 처먹어라(자손 대대로 해 처먹어라).

    이 욕은 물론 못된 행실을 두고 이르는 말이기는 하지만 직업적인 측면에서 살펴 본다면 우리 민족의 직업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욕은 평생직장 이라던가 평생직업, 또는 대대로 이어지는 家業(가업)의 풍토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대로 이어지는 가업이란 匠人精神(장인정신)의 발로이며, 세분화 내지 전문화 되어가고 있는 현대 산업화의 초석이라고도 말 할 수 있는데, 이를 부정 하고서는 밀려드는 다국적 기업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기 힘들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렇게 된다면 경제 식민지가 되어 버리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하찮은 직업이라도 대를 이어 가업으로 계승해 나가는 일본인들에게서 우리는 무언가를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가지 예로 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아버지의 대를 잇기 위해서 오뎅장사로 나선 경우를 얼마 전 T.V를 통해서 본 적이 있었다. 4대 째를 이어 오고 있다는 이들의 직업에 대한 자긍심은 대단 했으며, 우리의 경우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판.검사나 의사 변호사등 士(사)자가 들어가는 직업을 선호하는 우리 민족의 의식은 이제 바꿔져야 하지 않을까. 그 길이 교육의 쓸데없는 과열 경쟁을 막고 진짜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이지 않을까 감히 생각을 해본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이 말로만 그치치 말기를 바라며 이런 의미에서 이 욕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당연히 도태되어야 한다고 본다.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자의 물건은 마무리 도구에 불과  (0) 2008.06.10
    젖가슴에 대한 고찰  (0) 2008.06.04
    5.18을 기리며...  (0) 2008.05.14
    컴퓨터로 tv보는법  (0) 2008.05.13
    음식으로 오르가슴에 오른다  (0) 2008.04.21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