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푸른 것이 어디 몸에 물든 멍뿐이랴!
깊고 푸른 것이 어디 몸에 물든 멍뿐이겠습니까?
바다, 깊은 것을 심연(深淵)이라 하지만
한자(漢字)풀이로 따져보면 바다의 심연이란 것도 지구(地球)의 한낱
깊은 연못에 불과하지요.
바다가 제 아무리 깊어도 사람 마음의 심처(深處)에 비하면
헤아릴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자(者),
타인(他人)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불가능한 탐험(探險)과 모험(冒險)에 미친 자라 생각합니다.
깊고 푸른 인간의 마음에 다다를 수만 있다면
그 뿌리를 따스하게 헤아릴 수만 있다면,
이까짓 멍쯤이야.
한 고비 넘기면 또 한 고비.
삶과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과 많은 말들을 듣고,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많은 충고(忠告)를 하고, 듣고 살아왔지만
사랑에 대해 유일한 진리가 있다면
곁에서 마지막까지 버텨주는 것이 사랑인 게지요.
온몸과 마음이 온통 멍투성이, 상처투성이라도
떠나지 않고 마지막까지 버텨주는 거.
사랑은 변(變)하기도 하고,
화내기도 하고,
질투(嫉妬)하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고,
남들 하는 거,
다른 감정(感情)들처럼 배신(背信)도 하고,
별별 거 다하지만
그래도 남는 게 사랑이고,
남아주는 게 사랑이란 생각을 합니다.
마음만은 함께 하는 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