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머니의 발바닥
일본 어느 일류 대학 졸업생이 한 회사의 입사시험 면접에서 사장으로부터 의외의 질문을 받았다.
“부모님을 목욕시켜드리거나 닦아드린 적이 있습니까?”
“한 번도 없습니다.” 청년은 정직하게 대답했다.
“그러면, 부모님의 등을 긁어드린 적은 있나요?”
청년은 잠시 생각했다.
“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등을 긁어드리면 어머니께서 용돈을 주셨죠.”
청년은 혹시 입사를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사장은 청년의 마음을 읽은 듯 '실망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라'고 위로했다.
정해진 면접 시간이 끝나고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자 사장이 이렇게 말했다.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세요, 하지만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부모님을 닦아드린 적이 없다고 했죠? 내일 여기 오기 전에 꼭 한 번 닦아드렸으면 좋겠네요. 할 수 있겠어요?”
청년은 반드시 취업을 해야 하는 형편이었기에 꼭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품을 팔아 그의 학비를 댔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그는 도쿄의 명문대학에 합격했고
학비가 어마어마했지만 어머니는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이제 그가 돈을 벌어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 해야 할 차례였다.
청년이 집에 갔을 때 어머니는 일터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청년은 곰곰이 생각했다.
“어머니는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시니까 틀림없이 발이 가장 더러울 거야.
그러니 발을 닦아드리는 게 좋을 거야.”
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아들이 '발을 씻겨드리겠다'고 하자 의아하게 생각했다.
“내 발을 왜 닦아준다는 거니? 마음은 고맙지만 내가 닦으마!”
어머니는 한사코 발을 내밀지 않았다
청년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닦아드려야 하는 이유를 말씀 드렸다.
“어머니 오늘 입사 면접을 봤는데요. 사장님이 어머니를 씻겨드리고 다시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꼭 발을 닦아드려야 해요.”
그러자 어머니의 태도가 금세 바뀌어 두말없이 문턱에 걸터앉아 세숫대야에 발을 담갔다.
청년은 태어나 처음으로 가까이서 살펴보는 어머니의 발이었다.
자신의 하얀 발과 다르게 느껴졌다. 앙상한 발등이 나무껍질처럼 보였다.
“어머니 그 동안 저를 키우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이제 제가 은혜를 갚을게요.”
“아니다 고생은 무슨....”
“오늘 면접을 본 회사가 유명한 곳이거든요...
제가 취직이 되면 더 이상 고된 일은 하지 마시고 집에서 편히 쉬세요.”
손에 발바닥이 닿았다. 그 순간 청년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말문이 막혔다.
어머니 발바닥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도저히 사람의 피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이 발바닥에 닿았는지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발바닥의 굳은살 때문에 아무런 감각도 없었던 것이다.
청년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그는 고개를 더 숙였다. 그리고 울음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새어 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삼키고 또 삼켰다. 하지만 어깨가 들썩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그 때 청년의 한쪽 어깨에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지는 순간
청년은 어머니의 발을 끌어안고 목을 놓아 구슬피 울기 시작했다.
다음날 청년은 다시 회사 사장을 찾아가 말했다.
“어머니께서 저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장님께서는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해주셨어요. 정말 감사 드립니다.
만약 사장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어머니의 발을 살펴보거나 만질 생각을 평생 하지 못했을 거에요.
저에게는 어머니 한 분밖에는 안 계십니다. 이제 정말 어머니를 잘 모실 겁니다.”
'♥일상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야할것 5가지와 하지 말아야 할것 5가지 (0) 2008.03.20 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 (0) 2008.03.19 여유로운 마음 (0) 2008.03.17 결벽증(潔癖症 (0) 2008.03.17 열정 (0) 2008.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