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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새의 목을 조르는 개구리
    ♤좋은글 2008. 1. 7. 14:38
     
     
      
     
    황새의 목을 조르는 개구리
     
     
    내게는 오래된 그림이 한 장 있다.
    오래 된 일이라 누가 보내 줬는지 잊어 버렸다
    .

    자본도 없이 망한 식품점 하나를 인수해서

    온 식구들이 이리저리 뛰어 다니던 이민생활 초기였다
    .

    당시에 누군가 팩스로 그림 한 장을 보내 줬는데

    연필로 스슥스슥 그린 그림이다
    .

    휴스톤에 사는 미국 친구가 그렸던 듯도 한데

    누구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

    하여튼 그 날 이후
    ,
    황새에게 머리부터 잡혀 먹히게 된 개구리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죽을 힘을 다 해 황새의 목을 조르고 있는
     
    이 한 컷 짜리 유머러스한 그림은
    내 책상 앞에 항상 자리 잡고 있다.

    그림을 설명하면

    잡풀이 깔린 호숫가에서 황새 한 마리가

    개구리를 막 잡아내어 입에 덥석 물어넣은 모습이다.
    개구리 머리부터 목에 넣고 맛있게 삼키려는 순간,

    부리에 걸쳐 있던 개구리가 앞발을 밖으로 뻗어
    황새의 목을 조르기 시작 했다.

    느닷없는 공격에
    당황하며 목이 졸리게 된 황새는

    목이 막혀 숨을 쉴 수도 없고
    개구리를 삼킬 수도 없게 되었다.

    나는 지치고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이 제목도 없는 그림을 들여다보곤 했다.

    이 그림은
    내가 사업적인 곤경에 빠졌을 때

    그 어떤 누구보다도 실질적인 격려를 해주었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일깨워 주었다.

    무슨 일이든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회를 살피며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개구리를 보며 얻을 수 있었다
    .

    가족이 운영하던 사업이 차츰차츰 성장을 하면서

    가족의 노동력에 의존하여 돈을 버는
     
    구멍가게의 한계에서 벗어나 보려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다가

    몇 년 동안의 수고를 다 잃어버리고 난 아침에도,
    나는 이 그림을 드려다 보고 있었다
    .

    재산 보다 많은 빚을 가지고 이국이란 나라에서
    실패를 딛고 다시 성공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절망감이 온 몸을 싸고 돌았고
    나의 실수가 내 부모님들의 노후와
     
    아이들의 장래를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죄책감과 절망이 머리채를 휘어잡게 하곤 했던 시절이었다
    .

    어느 수요일, 아침 저녁으로 지나가는 길에 있던

    휴스톤의 유명한 소매 유통업체가
     
    경영자들의 이권 다툼 끝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매장 하나당 시세가 4백만 불이나 된다는 그 회사는
    내 형편으로 언감생심 욕심을 부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동양인에게는 절대 안 넘기겠다는
    이상스런 소문도 들렸다
    .

    주머니를 뒤져 보니
    68(68만 불이 아니다) 정도가 있었다.

    당장 그 회사 사장을 찾아내 약속을 하고
    그 업체의 거래 은행을 찾아가
     
    은행 부행장을 만나 도와 달라 부탁을 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매일 아침마다

    그 회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그 회사를 바라보며

    “저건 내꺼다. 저건 내꺼다” 라고
    100번씩 외치고 지나갔다.

    그로부터 8개월을 쫓아다닌 후
    ,
    나는 네 개의 열쇠를 받았다.

    나의 죽어가는 회사 살리는 재주를 믿어준 은행과
    내 억지에 지쳐버린 사장은
     
    100% 융자로 40년 된 비즈니스를
    나에게 넘긴 것이다.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이익의 25%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요하는 직원들과 함께 비즈니스를 키워나갔다.

    매출은 1년 만에 세배가 오르고
    이듬해는 추가 매장도 열었다.

    만약 그때 내가 절망만 하고 있었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그 개구리처럼 황새의 목을 움켜지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수많은 절망적인 상태에 놓이게 된다.

    결코 다가서지 못할 것 같은 부부간의 이질감,
    평생을 이렇게 돈에 치어 살아가야 하는 비천함,

    실패와 악재만 거듭하는 사업,
    원칙과 상식이 보이지 않은 사회정치적 모멸감,

    이런 모든 절망 앞에서도
    개구리의 몸짓을 생각하길 바란다
    .

    요즘 시대의 우리 인생은
    불과 다음해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나는 과연 내년에도 이 일을 하고 있을까?
    나는 과연 내년에도 이곳에 살고 있을까?

    나는 과연 내년에도 건강하게 살고 있을까?

    격랑의 바다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 모두에게
    개구리의 용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

    나는 이 그림에 제목을

    “절대 포기하지 마라.” 라고 붙였다.

    황새라는 운명을 대항하기에는
    개구리라는 나 자신이
     
    너무나 나약하고 무력해 보일 때가 있다.
    그래도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
    .

    당신의 신념이 옳다고 믿는다면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라.

    운명이란 투박한 손이
    당신의 목덜미를 휘감아 치더라도

    절대로 포기 하지 마시라
    .
    오늘부터 마음속에 개구리 한 마리 키우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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