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흔히 "코가 큰 남자는 비밀병기(?)도 크다"고 말한다. 그런데 호기심 많은 과학자들이 사실 무근이라고 이미 밝혔다.
형상의학에서는 코 속에 오장육부가 모두 들어있다고 본다. 코가 크다는 것은 체력이 좋고 육체가 건강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남자의 코가 크면 비록 병기가 작더라도 아주 딴딴하다고 본다.
코가 크다는 것은 기(氣)가 세다는 뜻이다. 기가 세다는 건 자존심이 강하고 체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체력이 강한 사람은, 체력이 강해서 병이 온다고 보는 게 형상의학의 특징이다. 왜 그럴까?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이 잘 하는 것을 많이 하게 되기 때문이다. 노래 못하는 사람이 남들 앞에서 노래하는 걸 꺼린다. 대신 남들 앞에서 앞장 서서 노래하는 사람은 먼저 지치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힘센 남자는 여자 앞에서 벽돌이라도 한 장 깨고 싶은 게 인간의 심리다. 그래서 잘 난 사람은 잘 나서 병이 더 많다. 못난 사람은 차라리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더 병이 없다.
지산 선생(지산 박인규 선생은 형상의학의 창시자로 대한 정통한의학회를 창립하고 '지산선생 임상학특강' 총 7권을 저술했다.)이 말한 "큰 게 병"이라는 말이 그 뜻이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무를 잘 타는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다. 나무라고는 기어오를 줄도 몰라서 근처에 가기도 싫어하는 사자가 나무에서 떨어지겠는가.
남자가 코가 크면 주관이 뚜렷하고 자기주장이 강하다. 코는 자기 존재를 나타내는데, 코 큰 사람이 자기주장이 강한 건 당연하다. 그럼 남자는 코가 들어가야 될까, 나와야 될까? 당연히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관이 지나치면 그게 바로 아집이다. 세상의 모든 일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한다. 뭐든지 자기 위주다. 코가 지나치게 큰 남자는 자기가 틀렸다는 것을 알고 나서도 끝까지 우긴다. 연애에 있어서도 독불 장군이 되기 쉽다.
남자 경험이 없는 순진한 아가씨는 남자 앞에만 서면 아무 생각이 안 나고 어쩔 줄을 몰라 한다. 모르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아는 게 힘이다. 자기가 약하니까 강한 척하는 남자가 남성적인 것 같아서 좋아 보이기 쉽다. 그런데 연애할 때 제일 좋아보이던 부분이 결혼하고 나면 제일 싫어진다. 이게 순진할 때 결혼하는 아가씨들이 느끼는 슬픈 현실이다. 그래서 여자도 남자를 좀 알고 나서 결혼하는 게 좋다.
코가 지나치게 큰 남자는 융통성이 없다. 지나치게 자기위주이기 때문에 같이 사는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사람이란 남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데 자신만 지나치게 앞세우면 상대방은 기분 상한다. 그래서 코가 지나치게 큰 남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고독이다. 자기한테만 유리하게 모든 걸 주장하면 누구든 같이 있기 싫어진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다. 내 가족을 비롯한 가까운 사람을 먼저 챙겨야 먼 훗날의 고독을 예방할 수 있다. 아니면 나이 들어서 혼자서 살아야 된다. 곁에 아무도 없으니까.
여자가 코가 크면 남자 같은 여자다. 기가 세다. 다소곳하고 애교스럽고 고전적인 매력은 부족하다.
필자가 어떤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비슷한 말을 했더니, 어떤 도발적인 아가씨가 "지금이 조선시대냐?"고 댓글을 달았다. 충격을 받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그게 아니었다. 아마 그 댓글을 달아 놓은 여성은 코가 크거나 머리가 큰 여성이었을 것이다.
여자가 기(氣)가 세면 남자를 이기려 든다. 물론 여자가 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적당히 타협하고 이해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는 뜻이다. '좋은 아내와 좋은 의복은 남자를 자신감있게 만든다'는 옛말을 기억하자.
어쨌든 기가 센 여성이 결혼을 하면 하루라도 부부싸움을 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친다. 부부가 모두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싸운다면 싸움이 어떻게 끝날까. 바람이 불면 자신의 몸을 눕히는 갈대가 세상을 가장 잘 사는 거다. 그걸 보고 배워야 한다. 그걸 보고 뭔가 느끼면 인생의 고민을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