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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토취부
    ♤좋은글 2020. 10. 13. 10:02

    분토취부(糞土臭腐)
    썩은 흙과 썩은 냄새라는 뜻으로, 재물은 썩은 흙이요, 관직은 부패한 냄새가 나는 곳이라는 말이다.
    출전 : 세설신어(世說新語)

    진(晉)나라 때 어떤 사람이 은호(殷浩)에게 물었다. "어째서 벼슬을 얻게 될 때는 관이 꿈에 보이고, 재물을 얻으려 할 때는 똥이 꿈에 나오는 걸까요(何以將得位而夢棺器, 將得財而夢矢穢)?"

    은호가 대답했다. "벼슬이란 본래 썩은 냄새인지라 얻으려 할 때 관 속의 시체를 꿈꾸고, 재물이란 본시 썩은 흙과 같아, 얻게 될 때 더러운 것이 꿈에 보이는 것일세(官本是臭腐, 所以將得而夢棺屍. 財本是糞土, 所以將得而夢穢汚)." '세설신어'에 나온다.

    강항(姜沆)이 벗 권제(權霽)의 청몽당(淸夢堂)에 놀러 갔다가, 기문(記文) 부탁을 받았다. 청몽(淸夢)의 뜻을 묻자 권제가 말했다.

    官本臭腐, 故夢棺者得官.
    벼슬은 썩은 냄새로 꿈에 관을 본 자는 벼슬을 얻고,

    財本糞土, 故夢糞者得財.
    재물은 썩은 흙이라 꿈에 똥을 본 자는 재물을 얻는다고 했네.

    吾不夢臭腐也, 吾不夢糞土也.
    나는 썩은 냄새나 썩은 흙을 꿈꾸지 않네.

    里諺曰: 晝之所爲, 夜之所夢.
    속담에 낮에 한 바가 밤에 꿈에 나온다고 하지.

    心之所思, 夢之所見.
    마음으로 생각한 것이 꿈에 보인 것이라네.

    吾無所爲, 吾無所思.
    所夢卽所爲也, 所夢卽所思也.
    나는 하는 일이 없고, 생각하는 바가 없으니, 꿈꾸는 것이 낮에 하던 일이요 생각하던 바일세.

    吾之夢於吾堂者, 未嘗不淸.
    故吾有是名.
    이 집에서 내 꿈을 얻는 사람은 맑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야. 그래서 내가 이 이름을 지었다네.

    강항이 감탄하며 '그대의 집에서 그대와 같은 꿈을 꾸고 싶다'는 뜻을 담아 '청몽당기(淸夢堂記)'를 지어주었다.

    이의현(李宜顯)이 한마디를 더 보탠다.

    貨財糞土也, 官職臭腐也.
    재물은 썩은 흙이요, 관직은 부패한 냄새다.

    而擧世攘攘, 竭氣而求之, 其亦可哀也已.
    온 세상은 어지러이 온 힘을 다해 이것만을 구하니 슬퍼할 만하다.

    然苟其貪汚鄙瑣, 猝成富家, 奔走進取, 躐致高位者, 皆未久身死, 否則子孫夭殞, 絶無安享之者.
    탐욕스럽고 더러운 방법으로 갑작스레 부자가 되거나, 바쁘게 내달려 출세해서, 건너뛰어 높은 자리에 오른 자는 모두 오래 못 가서 몸이 죽거나 자손이 요절하고 만다. 절대로 편안하게 이를 누리는 경우란 없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섬뜩한 말이다. '운양만록(雲陽漫錄)'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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