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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회는 이렇게 해야 한다
    법륜스님 즉문즉설 2011. 11. 7. 06:48

     

    Q
    신랑이 경제적으로 능력이 부족해서 원망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동안에는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기도를 많이 하였지만 

    스님 법문을 듣고부터는 기도를 바꿔서, 남편 원망을 하지 않기 위해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둘째 아이가 지금 11살인데 어려서 수술을 몇 번 했습니다.
    지금 겉모습으로 봐선 아무 이상이 없지만 제가 그렇게 봐서 그런지 너무 연약하고
    그래서 늘 조심스러워서 하지 말라고 했던 게 아주 많았는데
    오히려 그게 더 안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거 같습니다.

     

    A 답
    법문 듣고 바꿨다 하지만, 지금 얘기 들어보면 결국 그 얘기예요.
    아이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결국 내 맘에 들게 해달라는 겁니다.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바뀐 게 없기 때문에 이렇게 번뇌가 생기는 겁니다.
    만약 바뀌었다면 번뇌가 안 생기지..

    남편 원망을 하면서, 원망하지 않게 해달라..
    왜 원망하나? 내 바라는 대로 안 되기 때문에 원망합니다.
    '원망하지 않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해도, 마음에선 이미 원망을 하고 있으니
    이건 기도가 성취되지 않는 것에 속합니다.
    그래서 뿌리를 뽑아야지, 자꾸 이렇게 드러난 현상만 고치려고 해선 안 됩니다.
    남편을 이해하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그러면 원망은 저절로 없어집니다.
    원망하지 않게 해달라고 원망이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아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강이란 건 천차만별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같은 게 아닙니다.
    걷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고.. 이런 사람들 비해선 아들이 건강한 편예요 아녜요?
    (건강한 편입니다) 그러니까 건강이란 건 상대적이예요.
    한 눈 안 보이는 사람은, 두 눈 안 보이는 사람보다 낫지?
    이와 같이 건강이란 건 절대적인 기준이 없습니다.

    지금 제 발로 걸어다녀요?
    (생활도 제대로 합니다) 그럼 아무 문제 없어요..
    (그 대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러 다녀야 하고..) 그럼 받으면 되지.
    고칠 수 없어야 병이지.. 고칠 수 있으면 병이 아녜요.
    그러니까 늘 부처님께 감사기도를 해야 합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아무 걱정 없습니다..'
    아이를 늘 근심어린 눈으로, 동정어린 눈으로 내려다보면
    아이는 그런 근심과 동정을 받을 사람이 돼 버립니다.
    내가 지금 아이를 그렇게 연약하게 만드는 겁니다.
    내가 자꾸 마음으로 '너는 연약하다, 도움을 받아야 돼, 조심해야 돼' 이러면
    아이는 그런 연약한 인간이 되고 맙니다.

    '뭐 그 정도는 괜찮아.. 검사 받으면 돼..
    못 걷는 사람도 있는데 넌 걷잖아. 못 보는 사람도 있는데 넌 보잖아.
    말 못 하는 사람도 있는데 넌 말하잖아. 넌 건강해. 괜찮아.'
    애가 걱정을 해도 엄마가 이래 말해줘야 합니다.
    애가 뭘 망설여도.. '괜찮아, 해 봐..'
    '넘어지면 일어나면 되고, 다치면 병원가서 치료받으면 되지..
    뭘 그거 갖고 그렇게 조마조마하냐? 해 봐..'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그런 내가 '아, 이래야 되는구나' 하고 알았는데
    남편을 보고 원망하는 마음이 들면 '어, 아직도 의지하고 있구나,
    남편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구나' 하고 그걸 참회해야 하고
    아이를 보고 근심걱정이 일어나면 '어, 또 잘못된 생각을 하는구나' 이걸 참회해야 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부처님..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이게 참회가 아녜요. 이건 공염불예요.
    어떻게 해야 하는데.. 내가 아이를 건강한 눈으로 봐야 되는데, 그래 안 되는 나를 볼 때마다

    그 잘못된 마음을 쓰는 것, 그 점검을 해가면서 참회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참회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아이를 어떻게 봐야 한다.. 알고는 있어도 그 관점을 유지를 못합니다.
    왜? 이미 습관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근심걱정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그걸 알아차리고
    '어, 또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구나' 하고 참회를 해야 합니다.
    참회를 할 때엔 이렇게 자기의 일상 속에서 법에 어긋나는, 바른 길에 어긋나는

    행위나 말이나 마음이 일어나는 걸 딱 잡아서, 그걸 참회해야 합니다. 그래야 고쳐집니다.
    그렇지 않고 그냥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건 참회가 아녜요.
    입으론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해도, 속으론 '내가 뭐 잘못했는데?' 이렇게 됩니다.
    그래서 이거 아무 쓸 데 없는 짓예요. 그건 입으로만, 생각으로만 하는 참회예요.
    참회가 몸과 마음으로 깊이 느껴져야, 자각이 돼야 참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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