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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이 질서보다 아름다운 이유
    ♤좋은글 2011. 2. 25. 05:18

    혼돈이 질서보다 아름다운 이유

     

    우리가 사는 시대를 혼돈(混沌:chaos)의 시대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무질서(disorder),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고 표현되는 ‘혼돈’의 개념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것을 혼돈이라 하지요.

    혼돈이란 개념은 「장자(莊子)」응제왕(應帝王) 마지막 부분에 나옵니다.

    ‘남해의 왕 숙(儵), 북해의 왕 홀(忽). 그리고 중앙의 왕 혼돈(混沌)이 있었다.

    남해의 왕 숙과 북해의 왕 홀은 자주 중앙 혼돈의 땅에 가서 서로 만났는데, 혼돈은 그들을 매우 잘 대접해 주었다.

    숙과 홀은 혼돈의 덕에 보답하려고 서로 의논을 하였다.

    사람들은 모두 7개의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을 쉰다고 한다.

    그런데 혼돈은 구멍이 없으니, 우리가 그 구멍을 뚫어줘 보답하자.

    그리고 날마다 한 개의 구멍을 뚫어주었다.

    그리고 7일째 되는 날 혼돈의 몸에 7개의 구멍이 뚫리며 죽어버렸다.

    ’ 예, 혼돈은 원래 구멍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그에게 잘해준다고 구멍을 뚫어주었고 결국 구멍 뚫린 혼돈은 죽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질서와 합리성보다 어쩌면 무질서와 혼돈의 모호성에서 더 큰 생명력을 볼 수 있다는 장자의 역설의 철학인데요.

    일본의 건축가 아시하라 요시노부의 <도쿄의 미학>이란 책의 부제는 ‘혼돈과 질서’ 입니다.

    무질서 가운데 부드러운 질서가 있다는 전제아래 도쿄의 무질서한 건축물 속에 내적 질서를 찾아보고자 한 혼돈을 주제로 한 건축학 책입니다.

    혼돈은 질서보다 경쟁력을 발휘할 때가 있습니다.

    질서는 언제나 아름답고 우리를 안정시키는 것인가를 회의해 보고, 혼돈은 늘 추하고 불안하고 제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보아야 합니다.

    질서와 법을 강조한 나머지 세상의 모든 것을 그 틀 안에 넣고 줄을 세우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의미이지요.

     

     

    人 皆 有 七 竅 以 視 聽 食 息, 此 獨 無 有, 日 鑿 一 竅, 七 日 而 混 沌 死.

    인 개 유 칠 규 이 시 청 식 식, 차 독 무 유, 일 착 일 규, 칠 일 이 혼 돈 사.

     

    사람들은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 쉰다.

    그런데 혼돈은 이 구멍이 없다.

    혼돈에게 날마다 한 개의 구멍을 뚫어주었고

    7일 만에 혼돈은 죽어버렸다.

     

     

    세상은 어쩌면 질서보다는 무질서 속에서 더욱 예쁜 꽃이 피고, 순종보다는 잡종이 훨씬 더 경쟁력이 있고, 확실함 보다는 혼돈 속에서 해답이 더욱 다양할 수 있습니다.

    혼돈의 역설, 작금 질서와 줄서기만을 강요하는 시대에 한번 쯤 생각해 보아야 할 주제입니다.

     

     

    혼돈의 인생이 질서정연한 인생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混(섞일 혼), 沌(어두울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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