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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심(唯心)
    ◑解憂所 2007. 11. 26. 07:15
    유심(唯心)

    법계에도 두루하고 허공에도 두루하여
    드넓은 하늘도 그 당체를 능히 덮을 수 없고,
    항상 비치고 항상 나타나서
    철위산도 그 빛을 능히 감추지 못하며,
    머물지도 않고 의지하지도 아니하여
    진로가 그 본성을 능히 바꿀 수 없고,
    순수하지도 않고 잡스럽지도 않아
    만법이 그 참됨을 능히 숨기지 못하네.

    遍界遍空  穹蒼不能覆其體  常照常現  鐵圍不能匿其輝
     변계변공    궁창불능복기체   상조상현    철위불능닉기휘
    無住無依  塵勞不能易其性  非純非雜  萬法不能隱其眞
     무주무의    진로불능역기성   비순비잡    만법불능은기진

    - 영명(永明) 선사 「유심결(唯心訣)」
     
     
       영명(永明) 선사의 「유심결(唯心訣)」은 유심사상을 명확하게 해설하는 글이다. 유심은 불교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이며 여러 가지 불교 사상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일체를 오직 마음 하나가 만들었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나, 욕계·색계·무색계가 오직 마음뿐이라는 삼계유심(三界唯心)이나, 부처님의 말씀은 아무리 많은 말을 하더라도 마음이 근본이 된다는 불어심위종(佛語心爲宗)과 같은 표현들은 모두 불교의 가르침이 마음 하나에 있음을 나타내는 말들이다.

       불교의 수많은 경전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경전은 『법구경』이다. “마음은 모든 것의 근본이 되며 마음이 주인이 되어 마음이 시키나니, 마음으로 악한 일을 생각하면 그 말과 행동이 곧 악하게 되어 허물과 고통이 뒤따르게 된다.”는 『법구경』의 첫 구절은 대단히 널리 알려져 있다. 처음부터 유심사상을 설하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모든 것의 근본이며, 일체 사물과 모든 일이 다 마음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은 모든 경전이 다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영명 선사의 「유심결」은 유심사상이 고도로 발전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은 너무도 넓기 때문에 드넓은 하늘도 그 당체를 능히 덮을 수 없다. 마음이 바다라면 허공은 바다에 일어났다 사라지는 물거품과 같다고 하였다. 마음은 너무도 빛나기 때문에 철위산도 그 빛을 감추지 못한다. 우리가 아무리 깊은 잠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마음만은 잠들지 않고 쉴 새 없이 빛을 발하고 있다. 마음은 어디에도 의지하거나 머물지 않는다. 마음의 생김새가 본래 그렇다. 그래서 출가하기 전 6조 혜능 스님은 “마음은 본래로 머무는 바가 없는 것이니 마땅히 어디에도 머물지 말고 작용하라.”라는 『금강경』의 가르침을 듣고 마음의 눈이 환하게 밝아졌다.

       마음의 위대함을 설명하기로 하면 바닷물을 먹으로 하여 설명한다 하더라도 다 할 수 없다. 「유심결」은 사람들의 번뇌 망상과 탐·진·치의 3독도 마음의 본성을 바꿀 수 없고, 팔만사천에 이르는 종종의 혼란스러운 법 또한 마음의 본성을 능히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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