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천년의 세월을 씻고
    ◑解憂所 2007. 11. 15. 07:30
     천년의 세월을 씻고  [禪遊 ] 
     
     인생은 노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가슴 뛰게 노는 것이다.
    이 세상은, 내가 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무엇이 잘못 되었는가? 노는 사람 앞에서
    이 세상이 내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열심히 놀라 는 것,
    다른 의미가 아니다.
     
     
     
    천년의 세월을 씻고  [觀]
     
    떠나 있어라.
    떠나 있는 자에겐 삶이 곧 여행이다.
    찾지 마라 잃기 쉽다.
     
     
    천년의 세월을 씻고  [傳燈]
     
    아무런 일없이 겨울이가고 아무런 일없이 봄이 왔다. 
    본래무일물 
    본래 한 물건 없었건만 봄은 봄이요 겨울은 겨울이었다.
     
    아무런 일없이 나고 병들고 아무런 일없이 늙고 죽었다. 
    본래무일물
     본래 생사가 없었건만 生은 생이요 死는 사였다. 
     
     
    천년의 세월을 씻고  [割]
     
     
    새가 하늘을 날 때 오직,
     제 몸에 붙은 날개 하나뿐이듯이
    수행자가 의지 할 곳은 오직,
    제 몸에 붙은 등뼈 하나뿐이로다.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존재의 기쁨]
      
    아름다움,
    그것은 어떤 사물의 한정된 모습이 아니라
    빈 마음이다.
    빈 마음으로 보는 세상은 무엇이든 아름답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눈에 띄는 모든 것이 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빈 마음. 모든 아름다움은 여기에 존재한다.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無心]
     
    아무도 없는 빈 절,
     달그림자 벗 하며 맑은 바람 차 마시고
    이슬 따 얼굴 씻고 풀 섶에 눕노니  
    한 마리 산새는 창공을 논다.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존재의 슬픔]
     
    세상이 나를 슬프게 할 때 나는 세상을 꼭 안는다.
    마치 숨겨놓은 보석을 아무도 몰래 살짝 보듯 아까운 마음으로 세상을 꼭 안는다.
    내가 슬플 때 세상은 숨겨놓은 보석 같이 아까운 마음으로 내 품에 안긴다.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고요한 비명]
     
    오늘은 길 잃은 나그네의 슬픔으로 비에 젖은 아카시아 꽃향기로 서 있고 싶다.
    내일은 산불에 몸살 앓은 작은 소나무로 서서 노승의 기침 소리에 편지를 써야겠다. 
    처마 끝 풍경 바람에 몸살 앓고 객실 아랫목은 차갑기만 하다.
    나는 지친 만행의 몸을 풀고 싸늘한 객승의 옷을 벗겨 쾨쾨한 냄새로 그림을 그린다
    인생은, 객이 잠시 머물다간 자리.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고요한 자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그리기 보다는 품는 것. 닭이 알을 품듯 
    존재의 내밀한 그 무엇을 끊임없이 품고 사는 일.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지금의 내가 또 다른 나를 향해 고요한 자살을 꿈꾸는 일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破天舞]
     
    석가를 불러 바위에 앉히고 도솔천을 불러 병풍을 친다.
    밤새 얼굴 없는 뮤지션들 지지배 지지배배......
    개울 가 잔돌멩이는 청동 빛으로 웃고 길가의 코스모스는 핑컷 붉컷 웃는다.
    아~ 저하늘 흰 구름은 정반왕의 슬픔인가? 저 높은 초승달은 가섭의 미소인가?
    사랑하는 이여! 나는 그대 품의 장난꾸러기 미운 오리새끼 라훌라.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새벽 분황사]
     
    밤인가 해서 눈을 뜨니 밤이 아니요
     낮인가 해서 눈을 뜨니 낮이 아니로다.
    아 나는 
     세월 맨 끝 뒷모퉁이에서 無의 파편 하염없이 토하며
     윤회의 사슬 뒤척이며 한 바퀴 생사의 꿈을 희롱 하노라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저물 무렵의 첨성대]
      
    귀여운 자리,
    두발 묻고 쓰러진 내 작은 무덤.
    생명의 소리
     온 밤 통곡으로 탑을 쌓고
    다시 찾은 세상
      아 아 겨울바람 소리만 울고 있구나.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다보탑과 석가탑]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시비 하는 자 없고
     아무것도 줄 게 없어 관심 갖는 이 없도다.
    佛國의 밤 심심한 마당에 비 떨어지는 소리
     한가로이 고개 숙인 중 살림이 넉넉하다.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순례자]
     
     내 지난날을 되돌아보니 아무런 할 일 없이 오고 갔었네. 
    지금 길을 멈추고 생각해보니 온 일도 없고 간 일도 없네.  
    몸을 굽혀 앞을 보니 왼발은 뜨고 오른 발은 닿네.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비마]
     
    한걸음 쉬어가고 두 걸음 쉬어가네.
    앙상한 빈 가지 소리내어 울고
    맑은 바람 맑은 물은 태초의 소식 전하는데.
    빈 몸 끌어안고 다시 길을 걷는다.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붉은 우주의 심장]
     
    쉬려해도 쉬지 못한 건
    가슴이 하나 밖에 없는 탓이요
    놓으려 해도 놓지 못한 건
    하나 뿐인 가슴이 타고 있기에
    붉은 가슴이...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를 씻고  [一心]
     
    달도 휘고 해도 휘고
    해인지 달인지 사람인지 
      무슨 일로 저렇게 
    한 덩어리로 서 있는가?
    까만 밤은 어쩌라고!
     
    화엄법계도/ 천년의 세월을 씻고 [一花]
     
    어쩜 저리도 작은 몸을 가졌는가?
    거미줄 같이 가는 몸, 눈이 아파 못 보겠네
    햐~그 몸에 잎 나고 그 몸에 꽃피었네.
    노랑 빨강 연분홍.
    그 꽃에.. 빛을 숨기네  바람 숨기네. 
    내 일생을 몽땅 숨기네.
    크다!
    화엄법계도/천년의 세월을 씻고..춤추는 팽귄
     
    너는 태어났다.
    아무런 부족함 없이
    너는 온전했다.
    무엇과도 비교 할 수 없이
    어떠랴!
    한점 바람이면
    잠시 스쳐 지나갈 세상.
     
    화엄법계도/천년의 세월을 씻고.. 바람의 아들
     
    이승과 저승이 둘이라면
    나는 기웃 기웃 홀로 걷는 두발 나그네
    이승과 저승이 하나라면
    나는 폴 폴 홀로 걷는 외발 나그네
     
    쳔년의 세월을 씻고  [순결한 성전]
     
    잡초는 몇 번을 밟혀도 다시 고개를 들지만
    꽃은 단 한 번을 밟혀도 다시는 고개를 들지 않는다.
    마치 고귀한 사랑이 단 한번의 상처로 죽어 가듯이
     
    천년의 세월을 씻고  [님을 부르는 마음]
      
    나, 님 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다만 님을 보기 위한 것만은 아니요.
    나, 님 을 부르는 것은  다만 님이 듣기를 바래서 만은 아닙니다.
     나, 님 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다만 님 이 가셨기 때문이 아니라
    진정 내가 누구인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천년의 세월을 씻고/  생명의 축제(歡)
     
    우주는 하나의 큰 생명 덩어리요
     세계는 하나의 큰 생명의 꽃이로다.
     
    빛이 허공을 때리니 허공이 운다
    함부로 하지마라 허공도 생명이다.
     
    천년의 세월을 씻고/ 생명의 축제 (寂)
     
    여기 꽃이 있네.
     생명의 꽃 우담바라 우담바라의 꽃은 피고
      여기 피어 있네.
    부처의 꽃 중생의 꽃 온갖 성인의 모습으로 온갖 중생의 모습으로
    여기 피었도다. 
    영원한 생명의 꽃 무량수화 영원한 빛의 꽃 무량광화
     
    그대는 이미 우담바라다 싹을 틔우고 꽃으로 나아가라
    우담 바라는 삶의 꽃이다  활짝 핀 마음으로 사는 꽃이다.
     
                                                                                                                                  般若
     
    허허당이 본 화엄세계는
    사상 주의 이데올로기가 아닌
    화엄은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생명관. 우주관.
    하늘도 땅도 일체 만물이 생명 아님이 없다는 부처님의 覺觀.
    이것을 표현하려고 한 것이 화엄법계도 이다
    생명은 어떤 경우에도 주의, 사상, 이데올로기가 아닌
    절대 자유라는 것이 허허당의 생각
    따라서 화엄은 어떤 사상적 배경이 아닌  
    우주는 하나의 큰 생명임을 고함치고 싶은 생명의 몸짓
    그 이름을 화엄법계도라 한 것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