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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문안
    ◑解憂所 2008. 6. 17. 07:09



    (병 문안)

    그대의 병이 중하다고 들었다.
    그것은 무슨 병인가?
    몸의 병인가, 마음의 병인가?

    몸의 병이라면 몸은 지.수.화.풍의 네 가지 요소가 잠시 모여 이루어진 것,
    그 네 가지는 저마다 주인이 있는데, 그 어느 것이 그 병자인가?
    만약 마음의 병이라면 마음은 꼭두각시와 같은 것,
    비록 거짓 이름은 있으나 그 실체는 실로 공(空)한 것이니 병이 어디에서 일어났는가?

    그 일어난 곳을 추궁해 본다면 난 곳이 없을 것이다.
    그럼 지금의 그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또 고통을 아는 그것은 무엇인가?
    이와 같이 살피고 살펴보면 문득 크게 깨칠 것이다.
    이것이 내 병 문안이다.

    보고 듣는 것이 무엇인가스님이 법상에 올라 말했다.

    "깨달음의 성품은 허공과 같은데" 지옥. 천당이 어디 있으며
    부처의 몸은 온 우주에 두루 있는데 아귀와 축생이 어디서 왔는가?

    스님이거나 속인이거나 남자거나 여자거나 여러분들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상생활에서 짓는 선과 악을 다 법이라 하오.

    어떤 것이 마음인가?
    마음은 여러분들에게 있으며, 이를 자신이라 부르기도 하고 주인공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언제나 그것의 부림을 받고 어디서나 그것이 계획하는 대로 따라다니오.
    하늘을 덮어 쓰고 땅에 서는 것도 그것이요, 바다를 지고 산을 떠받치는 것도 그것이며,
    그대에게 입을 열고 혀를 놀리게 하는 것도 그것이오.

    이 마음은 항상 눈앞에 있지만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을 수 없으며,
    마음을 먹고 오래 찾을수록 더욱 멀어지오. 안자(顔子)가 "우러러 볼수록 더욱 높고
    뚫을수록 더욱 단단하며, 바라볼 때는 앞에 있더니 어느새 뒤에 있다."
    고 한 것이 바로 이런 도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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