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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평짜리 사랑방
어느 허름한 여인숙에서 한 사내와 여인이 나옵니다.
여인은 지갑에서 몇 푼의 돈을 꺼내어 사내에게 건네지만 그는 사양하며 길을 나섭니다.
그는 가진 것도, 가진 기술도 없지만...
튼튼한 몸이 있기에 공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일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시각 여인은 식당에서 일을 합니다.
모두들 그녀에게 밥이 맛있다며 칭찬을 하지만 그녀는 웃으며 손사래를 칩니다.
다시 시간이 흘러 해질 무렵엔 그 길목에서 그들은 다시 만납니다.
둘만의 보금자리로 들어가 사랑을 속삭였죠.
몇 날 며칠 같은 날이 반복되는 걸 보니 그 둘은 부부인 것 같습니다.
집은 없지만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하던 어느 날,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한 사내는 그녀에게 달려가서 두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말했습니다.
"이제 더 좋은 직장 얻어서 좀 더 나은 생활 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좋은 직장을 얻기란 그리 쉽지 않았고 집이 없었던 그들은 숙식이 제공되는 카센터로 자리를 옮겨 또 열심히 일했습니다.
아이들의 아빠 엄마가 된 부부는 고된 삶 속에서도 행복했습니다.
30 여 년이 흐른 지금...사내는 깊게 패인 주름과 희끗희끗한 머리카락, 노동의 대가로 왼쪽다리에 철심을 박았고 여인은 디스크라는 치유할 수 없는 고통과 장애인 수첩을 갖게 되었죠.
사랑이 무엇이기에... 자식이 무엇이기에... 그렇게 희생하며 살아왔을까요?
두 눈에 이슬이 맺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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