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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火)병을 고치고 쿨하게 사는 법
    ♨wellbeing,건강 2008. 4. 14. 08:53
    벙어리 삼 년, 귀머거리 삼 년, 장님 삼 년’ 참한 며느리가 미덕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참고 모른 척하고 살아왔지만 결국은 남은 것은 가슴속에 묵직한 화(火)병뿐이다. 화병은 말 그대로 화가 치밀다 못해 가슴에 쌓여 병이 된 것을 말한다. 이제 참는 것만이 미덕이 아닌 세상이 왔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현대인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의 수도 많이 늘어났다. 만병의 원인이 되는 무서운 화병의 원인과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치료법을 알아보자.
     
    화병은 병이 아니라는 오해는 이제 그만!
    1996년 미국 정신과협회에서는 화병을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정신 질환의 일종으로 공인한 바 있다. 화병은 정신적 요소가 신체증상으로 나타나는데 조금만 긴장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며,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답답하고 불안하고 초조한 증상이 나타난다. 즉 화병은 억울하거나 답답한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면 가슴에 열이 생겨서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병이 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스트레스를 풀어줄 통로가 많지 않은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많이 생긴다. 그러나 요즘은 여성뿐 아니라 직장 남성, 학업에 치이는 학생들도 앓는 병으로 일반 인구의 4% 이상 보이는 비교적 흔한 만성 질환이다. 그러나 화병의 가장 큰 문제는 누구나 한 번쯤 가질 수 있는 가벼운 질환으로 생각해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 분노가 계속 환자의 마음속에 남아 있게 되면 혈압이 상승해 고혈압이나 중풍 같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화병으로 죽었다’는 옛말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호일침 한의원’의 김광호 원장에 따르면 화병은 증상에 따라서 크게 세 가지 원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심장에 열이 차는 경우, 두 번째는 간에 열이 차는 경우, 마지막으로 몸 전체에 순환이 잘 되지 않아, 즉 기가 막혀서 오는 경우가 있다. 각각의 원인과 나타나는 증상이 달라 치료도 세 가지로 나눠서 해야 경과나 회복이 빠르다. 실제 화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세 가지 다른 경우를 보면서 주증상과 치료법, 호일침 자극요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CASE 1 “시집살이로 인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해요”
    50대의 주부 김미선씨는 어릴 때부터 근심 걱정이 많은 성격이었다. 그래서 작은 일에도 늘 신경을 쓰고 마음속으로만 묻어두는 편이었다. 특히 시집온 뒤 걱정거리가 더 많아졌다. 깐깐한 성격의 시어머니 때문에 항상 노심초사하는 생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조그만 잘못에도 불호령을 내리며 야단을 치는 시어머니 때문에 늘 긴장한 상태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턴가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고 아파서 한의원을 찾게 됐다.

    그녀는 지나친 근심 걱정으로 인해 심장에 병이 와서 화병이 된 경우였다. 「동의보감」에 보면 “憂愁思慮則 傷心 ” “悲傷心” 즉 ‘근심걱정을 많이 하면 심장을 상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런 사람들의 증상은 갑자기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거나 머리가 아프면 건망증이 심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다. 기분은 왠지 불안하고 초조하고 우울해진다.
    그리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과 신경질이 나며 잠이 잘 오지 않고 울화가 치민다. 또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잘 참지 못한다. 그리고 손발이 자주 저린다. 김미선 주부는 심장의 열을 내리는 위주로 치료를 해야 한다.
    음식은 맵고 짠맛, 화학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도 피해야 한다. 식사는 담백하게 하고 술이나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열에 효과가 있으면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구기자차가 좋다. 구기자는 화를 가라앉히고 불필요한 열을 식혀줘서 해열 작용이 뛰어나다.

    ▶ 호일침 자극요법
    1. 자연스럽게 주먹을 쥐었을 때 손바닥의 4, 5지가 닿는 부위.
    2. 팔꿈치 안쪽 횡문 끝나는 곳.
    구기자 8g에 물 두 사발을 붓고 반으로 줄 때까지 달인다. 아침저녁으로 나눠 물처럼 마시면 된다. 이 밖에도 열을 내려주는 성분이 있는 치자를 달여 마시는 것도 좋다. 치자는 열병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팔다리를 가만히 두지 못하거나 우울증이 있을 경우 완화시켜준다. 만드는 방법은 구기자차와 동일하다. 식사 전에 마시는 것이 좋다. 창포나 연뿌리 같은 것은 심장의 열을 끄는 성질이 있다.
    ▶ 식이요법 가슴 부근 열증이 생길 때는 목욕이 좋은 치료법이다. 아로마 오일 가운데 호호바 오일과 라벤더, 로즈메리 등을 적당히 배합한 것을 따뜻한 온탕에 5~8방울 정도 떨어뜨린 뒤 10분 정도 따뜻하게 몸을 담근다.
     
    CASE 2 “명예퇴직… 정수리에서 열이 나는 것 같네요”
    40세의 연구원 최중만씨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밞고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선임연구원 자리에 오른 사람이다. 그는 성격이 매우 꼼꼼하고 치밀해서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며 연구에 매진한 결과 주변 사람들이 시샘할 만큼의 빠르게 승진했다. 그러나 IMF 이후 회사에서 정리해고되면서 졸지에 실업자가 되고 말았다. 철두철미한 그의 성격은 지금 자신의 처지를 용납할 수가 없었다.

    분노를 삭이지 못한 채 술로 여러 해를 보내다 갑자기 뒷골이 뻣뻣해지면서 얼굴이 달아오르고 머리 꼭대기에서 열이 나는 증상을 호소해 본 한의원을 내원했다. 이런 경우 종합적인 진단을 해본 결과 ‘怒傷肝’이라 해 스트레스를 받아서 간이 상해 화병이 온 경우로 진단된다. 화병 하면 여성에게 많은 병으로 알려져왔는데 특히 환란 이후에는 감원, 명예퇴직 등으로 직장이 흔들리면서 40~50대 남성들도 예외 없이 화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또 성취욕이 좌절되면서 빚어지는 욕구불만도 이 병의 원인이 된다.

    간이 상한 경우에 동반되는 증상은 자주 앞이 깜깜해지면서 어지럽고 눈이 침침하고 쉽게 충혈되고, 만성적인 허리 요통을 호소한다. 여자의 경우에는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자궁에 이상이 생긴다. 이때는 간의 열을 내리면서 피를 맑게 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최중만씨는 3개월 정도 침 시술과 약을 병행한 결과, 주위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짜증이 많던 성격이 많이 순해졌으며 피로감도 덜하고 안색도 밝아지는 좋은 효과를 얻었다. 또 그는 작지만 새로운 직장을 얻게 되면서 소원해졌던 가족관계도 원만해졌다며 여간 좋아하지 않았다.
    ▶ 호일침 자극요법
    1. 발가락 1지와 2지가 만나는 곳.
    2. 무릎을 굽혔을 때 무릎 내측의 주름이 끝나는 곳.
    3. 무릎 내측 인대 넘어서 옴폭한 곳.
    ▶ 식이요법 사람은 잠을 잘 때 혈이 간으로 들어간다. 따라서 간혈이 허해 눈이 흐릿한 경우엔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눈병은 화(火)가 없이는 생기지 않으므로 열을 조성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음식은 국화차가 간열을 내려주어 두통과 눈이 자주 충혈되는 사람에게 좋다.

    국화차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산이나 들에 핀 국화(감국:甘菊, 山菊)를 채취한다. 깨끗하게 씻어 말린 다음 꿀에 잰다. 꿀과 국화는 1:1이나 2:1이 좋다. 3,~4주 숙성시킨 뒤에 따뜻한 물에 타 마신다. 또 간 기능을 높이고, 간열을 내리는 데 결명자차와 당귀차를 추천한다. 부족한 간혈을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CASE 3 “취업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푸니 살만 쪄요”
    지방대를 졸업한 26세의 정미애씨는 중등임용고시를 준비 중인 수험생이다. 졸업한 해에 응시했지만 높은 경쟁률로 인해서 3년 내리 떨어지고 4년째 준비하고 있다. 다른 친구들이 이미 선생님이 되거나 번듯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집에서도 부모님이나 주위 친척들의 눈빛이 예전과 같지 않아 더욱 그녀를 힘들게 한다.

    정미애씨는 쌓이는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기 시작했고 체중이 점차 늘면서 몸이 예전과 같지 않게 숨이 차면서 가슴이 답답해오고 속이 더부룩함을 느껴서 한의원에 내원했다. 이 경우는 스트레스 때문에 기운이 막혀서 삼초로 병이 들어와서 화병이 된 경우다. 이때는 자주 숨이 차고 배가 더부룩해지면서 소화가 잘 안 되며 전신이 잘 붓고 대변과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또 통증 부위가 여기저기 옮겨 다닌다. 얼굴은 뜨겁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손발은 싸늘해진다.

    이때는 삼초의 막힌 기운을 뚫어주는 치료를 해야 한다. 그녀는 삼초의 기운을 소통시키면서 열을 내리는 치료를 한 결과 2개월째부터 눈에 띄게 부종이 사라지고 체중이 감소했다. 속병이었던 가슴의 답답함도 많이 해소됐다. 아울러 머리도 맑아져서 공부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이제 그녀는 임용고시 합격을 향한 의지를 다시 한번 불태우는 중이다.

    ▶ 호일침 자극요법
    1. 새끼발가락 바깥쪽으로 횡문 근처 움푹한 곳.
    2. 손목에서 위로 약 3cm 떨어진 곳.
    3. 손가락 4지와 5지가 만나는 곳.
    ▶식이요법 보리밥이나 말린 귤껍질은 기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소화를 촉진시켜서 상중하 막힌 곳을 잘 뚫어주어 도움이 된다. 특히 귤피차는 기운을 순환시키는 효능이 있어 기운이 잘 뭉치는 사람에게 좋다. 먹으면 잘 체하고, 신경 쓰면 잘 지치고, 소변 , 대변 잘 못 보는 사람,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 복용하면 다이어트 효과도 볼 수 있다.

    먹는 법은 말린 귤껍질은 가루를 내어 뜨거운 물에 타 마시거나 귤껍질을 곱게 채썰어 꿀에 재어두었다가 타 마시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껍질은 아무래도 농약 때문에 꺼림칙하다. 소금을 3% 녹인 물에 식초를 약간 넣고 귤껍질을 부드러운 수세미나 솔로 살짝 문질러 씻으면 농약 걱정은 없다고 한다. 올해 말린 것을 잘 보관해 1년 뒤에 사용하면 효과가 더 높다. 비위가 약해 구토와 메스꺼움이 잦은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는 차다.
    화병 자가진단 테스트 표
    화병의 진단은 다음 15개 항목 중에서 최근 1개월 이내에 5개 이상의 항목이 해당되면 화병으로 보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사소한 일에도 짜증과 신경질이 난다.
    □ 가슴이 두근거린다.
    □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다.
    □ 깜짝깜짝 잘 놀란다.
    □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 머리가 아프고 무겁다.
    □ 잠이 잘 안 온다.
    □ 눈이 침침하고 항상 피로하다.
    □ 만사가 다 귀찮고 괜히 우울하다.
    □ 불안하고 초조하다.
    □ 속이 메스껍고 어지럽다.
    □ 입안이 자주 마르고 갈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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