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선정 속 내 안의 나를 만날 때, 닫혔던 마음 문은 활짝 열린다.
온전한 평화는 마음안에 펼쳐지고, 끝없는 우주 역시 나와 하나 된다.
모진 하루에 �겨 미루어 놓았던 일을 거두고
시간에 얽매여 조급한 삶의 줄다리기를 잠시 늦추고
언어의 전쟁에 시달린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내고
걱정거리에 지친 번뇌망상을 던져 버리고
끈질긴 집착에 타 들어가는 내 안의 욕심들을 날려 보내고
무거운 옷에 힘들었던 아상의 에고를 벗어 던지고
기나긴 그리움에 가슴 아팠던 가녀린 감정들을 지워 버리고
저지른 죄에 상처 입은 그늘진 상념을 묻어 버리고
한낮 햇살 아래 휴식.
초심자는 깨우침에 대한 거창한 주제에 매달려 머리싸움과 논쟁을 하는것을
경계하고 아상과 교만을 버려야 한다. 고요하게 마음을 정돈하여
스승의 가르침을 통해 스스로 체득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초심자가 행해야 할 수행이라는
이름의 실로 중요한 실천 덕목이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고요함을 명상한다. 물, 바람, 하늘, 호수...
내 마음에 슬픔이 가득할 때, 외로움으로 서글퍼질 때
내 곁에서 나를 바라보는 자연과 대화한다.
별, 달, 바람, 나무....
뜨락에 지천으로 번졌습니다.
손 닿으면 터질 듯 망울졌던 생명들이
숱한 인연의 사랑으로 고운 꽃잎을 틔웠습니다.
화가 치밀어 주체할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일 때
두 눈을 감고 깊게 호흡한다.
우주와 바다,드넓은 대지, 끝없는 하늘에 마음을 열어 놓는다.
별이 지네요.
밤은 깊어 가네요.
푸른 달빛아래
물위에 그려지는 님의 얼굴.
초목의 향내음 깊이 밴 맑고 찬 계곡에선
그대로 초목이 된다네 아이가 된다네.
송사리 떼도 물결따라 흘러 가면은
어느덧 맞닿는 곳 내 심연의 마음자리
나를 잊은 가운데 자연이 된다네.
색 바랜 이끼는 돌계단 모퉁이에서 숨을 거두고
뻐꾸기는 둥지를 떠난지 오래됐다.
스치는 바람은 제법 차가운데
노랗게 말라버린 풀 향기는 무엇을 기다리는지...
새날을 고하는 청명한 목탁소리 도량이 떠나갈 듯 하늘에 차고,
맑디맑은 고운 염불은 잠든 스님네 고된 몸을 일으킨다네.
달빛은 도량길에 드리우고...
만행길에서 얻게되는 내 깨달음은
비단 불상을 보는 것만으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네.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이름없는 부처들이
내게 주는 가르침으로 만행길은 소중한 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