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는 일이 남자들의 성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 해주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성에 관련된 책이나 정보에 관심이 가곤 한다.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고 했던가...............
고금소총(古今笑叢)이란 책이 있다. M-16이나 K-1같은 소총이 아니라 조선시대에 민간에 전해져 내려오는 우스갯소리를 어떤 사람이 집대성한 책이다. 요즘으로 치면 Y담이나 개그를 엮은 책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성에 대한 관심은 똑 같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 조금만 소개하겠다.
성행위에 있어서 여자가 남자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여섯 가지 즐거움은 1, 착(笮) 2, 온(溫) 3, 요(吆) 4.요본(搖本) 5,감창(甘唱) 6,속필(速畢)이다.
이를 풀이하면 성기가 좁음이 첫째이고, 둘째는 따뜻함, 세 째는 꼭 무는 것(조이는 것), 넷째는 몸(특히 엉덩이)을 흔듦이고, 다섯째는 즐거운 소리를 지르는 것이고, 여섯째는 빨리 끝내는 것, 즉 빨리 오르가즘에 오르는 것이다.
여자를 매혹시키는 남자성기의 육보(六寶), 즉 보배로움은 1. 앙(昻) 2. 온(溫) 3.두대(頭大)
4.경장(莖長) 5.건작(健作) 6. 지필(遲畢)이다.
풀어쓰면 첫째 성기가 솟아오름이다. 여기서 솟아오름은 아마도 45도 각도이상으로 하늘을 향하는 걸 뜻하는 것 같다. 둘째로 따뜻함이고, 셋째가 귀두가 큰 것이고, 넷째가 줄기가 긴 것이고 다섯째가 건강히 작동함이고, 여섯째가 더디게 끝나는 것이다.
여기서 보면 여자의 경우 성기의 천부적인 기능과 관련된 것은 6개에서 3개이고 남자의 경우, 성기와 직접 관련된 것이 6개중 무려 다섯 개나 된다.
또 여자의 경우는 느낌에 초점을 맞추었고 남자의 경우는 시각적인 면에 주로 초점을 맞추었다. 또한 예나 지금이나 남자의 경우 성기의 크기나 길이 등 주로 하드웨어적인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프트웨어적인 것, 즉,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나, 배려, 전희, 후희, 테크닉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남성클리닉에서 10년 이상 남자들의 성 고민을 해결해주는 일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남자들이 비현실적인 기대를 한다는 걸 느끼곤 한다. 마치 자기가 수술을 받아서 물건을 크고 길게 만들고 귀두도 크게 만들어주면 바로 변강쇠로 변신할거라고 기대하며, 여자가 ‘뻑 이 갈 꺼다’라고 생각한다. 이건 하드웨어적인 생각이다. 여자들은 절대 물건 크기만으로는 감동받지 않는다.
반대로, 위의 소프트웨어적인 것만 너무 강조하고 하드웨어적인 것을 무시하는 견해도 별로 현실적인 것 같지 않다. 예를 들어 남자 성기의 크기와 여자의 만족도는 별로 관계가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인데, 왜소 콤플랙스를 가진 남자는 이미 자신이 없는 상태이므로 상대를 만족시키기 매우 힘들다. 성행위에는 심리적인 요소가 많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또, 여자 입장에서 보면 사랑하는 남자의 성기가 작은 것보다는 기왕이면 우람한 것이 좋지 않겠는가. 또한, 사랑하는 남자가 1분 만에 끝내는 토끼가 아니라 자기를 몇 번이고 오르가즘을 느끼게 해 줄 능력이 있으면 그 사랑이 감동으로까지 승화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린 사랑만 있으면 돼! 성생활의 만족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서로 정말 사랑하는데다 성적으로도 무척 만족한다면(속궁합까지 맞는다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세상 만물의 이치가 다 그러하다. 너무 비만 와도 안 되고(홍수에 물난리 난다.), 너무 햇빛만 비쳐도 안 된다.(거기가 사막이다.) 너무 일만 해도 안 되고(일벌레) 너무 놀기만 해도 안 된다.(백수) 수능을 잘 치르려면 영어만 잘 해도 안 되고 수학만 잘 해도 안 된다.
그러니, 사랑하는 남, 녀 사이에 할 수 있는 가장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체험인 섹스에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