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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안의 나무는 지기를 앗아간다
    ▶風水地理(양택) 2007. 9. 17. 10:08
    집안의 나무는 지기를 앗아간다
    집 주변 왼쪽에 흐르는 물이 없고, 오른쪽에 큰 길이 없으며, 앞면에 연못이 없고, 뒤편에 구릉이 없다면, 동쪽엔 복숭아나무와 버드나무를 심을 것이며, 남쪽엔 매화나무와 대추나무를, 서쪽엔 치자`느릅나무, 북쪽엔 사과나 살구나무를 심어야 한다.

    조선후기 실학자 홍만선 선생의 '산림경제'에 언급된 내용이다. 집을 혈(穴)로 봤을 때, 사신사(四神砂) 역할을 나무로 대신한 예다. 예컨데 집의 뒷면이 허전한 경우 얼마간의 거리를 두면서 큰 나무를 심어 현무의 역할을 하게 했다는 식이다. 일종의 비보풍수(裨補風水)인 셈이다.

    풍수에서의 안마당은 양기(陽氣), 즉 천기(天氣)를 받아들이는 곳이다. 상대적으로 건물은 땅속에 흐르는 지기(地氣)를 흡수하는 곳이 된다. 좋은 양기를 받아들이기 위해 조상들은 마당을 비웠다. 다른 말로 나무그늘이나 물에서 나오는 음기(陰氣)를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할 수도 있다.

    집안의 큰 나무는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 우선 지기를 앗아간다. 사람이 받을 지기를 뿌리가 훼손시키기도 한다. 더하여 햇빛이 차단되어 양기가 생성되지 못한다. 바람의 순환도 막는다. 바람이 멈춘 곳엔 음습한 기운이 감돈다. 담장 내에서 뱅뱅도는 바람엔 생기가 실리지 않는다. 기(氣)의 불통지역이 된다. 연못이 있다면 설상가상이다. 물이 발생시키는 음기운이 집안을 감싼다. 담장까지 높다면 아예 숨통을 죄는 셈이 된다.

    집안으로 들어오는 기의 출입로는 대문이라 했다. 대문의 큰 나무는 아예 그 기를 차단한다. 낙엽이 썩을 때 나오는 기운도 음기다. 죽은 기운이다. 음기가 양기를 압도한 곳, 음과 양의 조화가 깨진 곳에선 온갖 질병이 요동을 친다. 과학적 해석도 마찬가지다. 큰 나무엔 벌레가 들끓는다. 운수가 나쁠 땐 벼락의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집 복판에 큰 나무가 있다면 곤(困)자형이 된다. 글자대로 풀이하면 '괴롭고 고단한 삶'이 연상된다. 간혹 큰 나무가 처마를 뚫고 나온 집들도 보인다. 이런 집은 가상(家相)에 문제가 생긴다. 기운이 샌다는 얘기다. 집안엔 크고 오래 사는 나무는 심지 않는다는 속설, 즉 은행이나 느티나무 등을 기피한 게 이런 이유에서다.

    마당의 연못이나 분수는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고여있는 물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고여있는 물은 썩은 물이요, 썩은 물이 고인 연못은 양기를 앗아간다. 양기를 뺏긴 집은 음기로 찬다. 가족들에게 재앙이 닥친다.

    보기 좋은 정원석도 문제가 많다. 전국의 유명 기도처는 돌산에 있다. 그만큼 돌은 센 기를 가지고 있다. 집안의 거대한 괴석이나 널려진 크고 작은 돌멩이는 그대로 살(殺)이 된다.

    외곽의 전원주택지에 가보라. 집치장에 한도 끝도 없다. 호화주택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어느 집이 더 호화스러운가 내기라도 하듯 말이다. 외국산 석재에 이름도 모를 아름드리 나무들, 심지어 수영장까지…. 보기에 좋다. 자랑스럽기도 할 게다. 하지만 그 뒤가 문제다.

    이런 시조도 있지 않은가. '십 년을 경영하여 초려(草廬)한 간 지어내니/ 반간은 청풍(淸風)이요 반간은 명월(明月)이라/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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