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敎
焰裏寒霜凝結滯 (염리한상응결체)
박주흥
2011. 9. 22. 07:35
焰裏寒霜凝結滯 염리한상응결체
花開鐵樹暎輝明 화개철수영휘명
泥牛哮吼海中走 니우효후해중주
木馬嘶風滿道聲 목마시풍만도성
불꽃 속에 차디찬 서리가 엉키고
쇠 나무에 꽃이 피어 밝게 빛난다.
진흙 소가 울부짖으며 바다 속으로 달아나고
나무 말 우는 소리 길을 메우네.
선시 속에 가끔 등장하는 단어에 진흙 소, 목마, 나무 닭, 쇠 나무 등이 있다. 무정물을 정물로 만들어 격외 소식을 드러낼 때 쓰는 말들이다. “돌장승이 애기를 낳고 나무 닭이 밤에 운다”는 말들도 선지(禪旨)의 비밀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허백명조(虛白明照:1593~1661)선사가 남긴 이 시는 전형적인 선시의 시어(詩語)들을 구사하고 있다. 불꽃 속에 서리가 엉키고 쇠 나무에 꽃이 핀다는 표현이 식심(識心)이 끊어졌을 때 들려오는 활구(活句) 소식이라 한다. 명조는 사명스님에게 구족계를 받고 가르침은 받은 사람이다. 그 역시 임진왜란 때 승병장이 되어 안주성을 지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