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주도(酒道)
박주흥
2009. 3. 4. 07:38
■ 주도(酒道)
그러나 장부의 자리에서 한 번 잔을 돌리는 것은 소중한 물건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에게 줄 수 있다는 뜻이 있으므로 비난할 수는 없다.
단 그 일을 자주 한다는 것은 情(정)이 過(과)하여 陰節(음절)이 搖動(요동)하는 것이라 君子(군자)는 이를 삼가야 한다.
술을 마실 때에는 남의 빈 잔을 먼저 채우는 것이 仁이고 내가 먼저 잔을 받고 상대에게 따른 후에 병을 상에 놓기 전에 바로잡아서 상대에게 따르는 것은 仁을 행함이 민첩한 것으로 지극히 아름다운 것이다.
술을 마심에 있어 먼저 갖추어야 할 네 가지가 있다.
첫째: 몸이 건강하여 술의 독을 이길 수 있어야 함.
둘째: 기분이 평정하여 술의 힘을 이길 수 있어야 함.
셋째: 많이 마실 수 없는 곳, 즉 시끄러운 곳. 바람이 심하게 부는 곳, 좌석이 불안한 곳, 햇빛이 직접 닿는 곳, 변화가 많은 곳은 피함.
넷째: 새벽에는 만물이 일어나는 때로 이때 많이 마시면 잘 깨지 않으니 피함.
천하에 인간이 하는 일이 많건만 술 마시는 일이 가장 어렵다.
그 다음은 여색을 접하는 일, 그 다음은 벗을 사귀는 일, 그 다음은 학문하는 일이다.
酒, 色, 友, 學(주, 색, 우, 학) 이 네 가지는 군자가 힘써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말 안 할 사람과 말을 하는 것은 말을 잃어 버리는 일이요, 말할 사람과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잃는 것이다.
술 또한 이와 같다.
술을 권하지 않을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 것은 술을 잃어버리는 것이요
술을 권할 사람에게 권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군자는 술을 권함에 있어 먼저 그 사람 됨을 살피는 것이다.
[출처 / 군자(君子)의 주작문화(酒酌文化)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