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백련사는 아직도 한겨울
무주나들목을 나설 때까지만 해도 따스한 봄기운이 있었는데 구천동을 닥아갈 수록 먼산에 흰눈이 보이더니 구천동에 도착해 보니 완연한 겨울이었다. 백련사로 오르는 길은 겨우내 쌓인 눈위에 산에서 녹아내린 물로 얼어 붙어 빙판을 이룬곳이 많아 여간 조심스러지 않았다.
다른 곳을 걷는 것 보다 다리에 힘은 더 들어가고. 계곡도 아직은 한겨울, 폭포는 얼어붙어 빙벽을 이루었다. 간혹 조금 녹은 곳으로 물만 보일뿐. 폭포와 담소와 아름다운 여울이 많다지만 왼통 눈에 가려있어, 눈에 눈만 부시다.
구천동은 그 옛날 이 골짜기에서 9천명의 성불공자가 살아, ‘구천인의 둔지’라는 뜻으로 구천둔이라 칭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불자 9천명이 수도하며 정화시킨 구천동의 끝자락 하얀 연꽃봉오리처럼 아늑한 백련사가 자리잡고 있다. 한시간 50여분 오르자 일주문이 보인다.
일주문을 약간 벗어난 우측으로 부도밭이 있다. 스님의 부도와 함께, 백련사와 관련된 중창주나 공덕주 등 일반인의 부도도 포함되어 있다. 이 중 매월당 설흔(梅月堂 雪欣) 스님의 부도는 전라북도유형문화재 제43호로 지정되어 있다.
계단을 약간 올라 천왕문 앞에 이르니 또하나의 부도가 있다. 정관당 일선선사의 부도탑이라 한다. 정관당은 조선 중기의 휴정대사의 4대 제자중 한스님으로 전북지역내 불교보급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백련사는 오른는 계단이 많다. 빙 둘러가는 길이야 있지만 절집을 찾을 때에는 천왕문을 거처가야 제맛이 난다.
1973년 현수스님이 일주문과 함께 지은 건물로, 어칸에는 탄허 스님이 쓴 ‘天王門’ 편액이 걸려 있다.
이 계단을 오르면 보제루가 있고. 나이 많은 고목이 버티고 있다. 백련사의 많은 사연을 품고 있느라 저렇게 늙었는가?
1978년도에 지은 것이라 한다. 협칸은 백련사 사무실로 사용되며, 2층은 백련사의 강당으로 대형행사시의 설법장소 및 요사채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범종각이다. 내부에는 1988년에 조성된 범종과 홍고ㆍ운판이 있으며, 한 켠에 ‘백련사범종불사시주방명록(白蓮寺梵鍾佛事施主芳名錄)’이라 새겨진 석종형 비석이 봉안되어 있다.
처음에는 왠 흰 부도가 범종각 안에 있는가 했는데.
보제루에서 또 계단을 오르면 대웅전이 있고.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목조 팔작집으로, 주지 현수스님 1974년에 세운 건물이라 한다. 건물 내부에는 중앙 불단을 중심으로 좌우 영단과 신중단이 있고, 불단에는 금동아미타여래좌상을 주존으로 좌우 대세지보살과 관음보살이 협시하고 있다.
명부전인데 안을 들어가려 하니 문이 열리지 않는다. 문을 잡아 당기니 문고리가 빠진다. 들어가지 말라는가 보다.
명부전 맞은 편에는 원통전이 있고.
삼성각옆으로는 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삼성각 밑에서 등산객들이 점심을 하고 있다. 이곳은 눈이 없고 바람이 없다.
1962년 백련사 복원 당시 대웅전 자리에 세워졌던 옛 대웅전 건물이라 한다. 1979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 현재는 요사 겸 사무실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처마에는 고드름이.
대웅전 앞에서 바라본 앞산. 저 보제루 위의 눈은 언제 다 녹을까?
백련회관과 해후소. 뒤에 건물이 문향헌이라한다.
조실당과 삼성각
구천동에는 겨우살이가 참 많다. 반딧불이 사는 청정지역이라 그런가보다. 상점에서도 비늴봉지에 담아서 파는데 가격은 물어보지 않아서 모르겠고.
마침 찾는날이 고로쇠 축제 날이라한다. 산을 오르전에는 조용했는데. 내려오니 행사를 막 시작한다. 시음장에서 한잔 얻어 먹고,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 차에 오르니 오후3시. 오늘은 빙판길을 걸어서 인지 피곤하다.
